이민기 "김민희와 베드신, 사실 길게 찍었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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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화 기자
사진=구혜정 기자
사진=구혜정 기자

이민기(29)는 20대를 화려하게 보냈다. 오토바이로 폭주하던 질풍노도 시절을 거쳐 밴드도 하고, 모델도 했으며, 연예인으로도 스타덤에 올랐다. '오이시맨' 같은 저예산 영화부터 100억원이 투입된 '퀵'에, 천만영화 '해운대', 공포를 가미한 로맨틱코미디 '오싹한 연애' 등 다양한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였으니 배우로도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럼에도 이민기는 배우로서 반석에 올랐다고 하기에는 아직 2% 부족하다. '오이시맨'에서 20대 초반의 고독과 아픈 감성을 드러냈던 이민기는 그 뒤론 왠지 재능을 낭비하고 있는 듯 했다.


이민기 재능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에게 21일 개봉하는 '연애의 온도'는 반가울 영화다. '연애의 온도'는 은행에서 남몰래 연애하던 사내 커플이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과정을 그린 영화. 깔깔대고 공감하며 가슴 아릴만한 작품이다. 이민기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살살 약 올리다가 다시 사랑에 빠졌다가 그 사랑 때문에 힘들어하는 남자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이민기는 자신의 장점이 뭔지를 이제 파악한 듯 보인다.


-'연애의 온도'는 여느 로맨틱코미디와는 다른 멜로인데.


▶감정을 주고받는 것도 좋았고, 형식도 좋았다. 이해도 되고 공감도 됐다.


-연인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이다. 어떤 점이 이해와 공감이 된다는 건지.


▶내 기억으로 사귀던 사람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난 경험은 없다. 다만 이 영화는 남녀 간의 이야기 일 뿐 아니라 친구라든지, 형제라든지, 사람이 얽히면 겪을 수 있는 감정인 것 같다. 그런 감정을 공감했다.


-연기가 무척 자연스럽다. 이제야 자신의 장점을 찾아가는 느낌이 들던데.


▶이 영화는 억지로 무엇인가를 더 할 필요도 없었다. 이야기에 충분히 공감을 했기에 감독님과도 감정의 정도를 조절하는 정도만 이야기를 나눴다. 난 좀 더 투박하게 생각했지만 감독님은 좀 더 섬세하길 원했다. 글쎄, 다른 영화들에선 거기에 맞는 모습을 보여야 했으니 과장되게 보이기도 했을 수도 있고. 내 장점이 뭐냐고 한다면 별로 계산하지 않는 정도랄까, 잘 모르겠다. 열심히 하려 했고 하다 보니 그 길에 서 있는 것 같다.


-오토바이도 탔고, 밴드도 했고, 모델에, 연예인까지 또래라면 부러울 20대를 보냈다. 그럼에도 아직 배우로선 부족한 느낌인데.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돌이켜보면 내가 남들과 달랐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작년에 곰곰이 나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었는데 난 내가 생각하는 만큼 똑똑하지도 않고 잘나지도 않은 것 같다.


-안 좋은 일이 있었나.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이 있었다. 사람 문제였다. 처음에는 상대방을 탓했다가 나중에는 내가 부족한 부분이 보이더라. 그래서 작년에는 많이 우울했었다.


-'연애의 온도'에서 연기했던 감정과도 겹치는데.


▶촬영 기간과 그 일이 겹치기는 하는데 영향을 받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 찍을 때는 영화에만 몰입했으니깐.


-상대역인 김민희와 호흡이 아주 좋았는데. 김민희가 3살 연상인데 어떻게 감정을 맞췄나.


▶일단 영화 찍을 때는 말을 놓기로 했다. 그러다가 쫑파티 때 누나라고 하려니 너무 어색하더라.


-두 사람이 힘든 시간을 연기할 때 술 마시는 장면을 롱테이크로 찍은 게 무척 자연스럽던데.


▶찍을 때는 롱테이크로 할지도 몰랐다. 이 영화는 콘티대로 찍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연기를 하고 그 모습을 카메라가 쫓아오는 방식으로 찍었다.


-그 만큼 두 사람 호흡이 자연스러웠다는 뜻인데. 베드신도 인상적이었고.


▶베드신은 사실 길게 찍고 오래 찍었다. 영화에서 그렇게 짧게 등장할진 몰랐다. 감독님이 오케이컷을 안 할 만큼 길게 찍었으니깐. 감독님은 두 사람이 행복한 시절은 가급적 짧게 담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른 행복한 장면들도 다 편집된 걸 보면.

사진=구혜정 기자

-김민희와 잠시 사귀었던 상대에 강렬하게 분노한다. 질투인데. 다른 사람에게 강렬하게 질투를 해 본 적이 있나. 그걸 성장의 원동력으로 삼았다든지.


▶없다. 내가 더 잘할 수 있느냐는 것인데 그렇다면 누군가와 비교를 해야 할텐데.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은 했다. 20대에만 할 수 있는 작품들이 있는데 캐스팅 순서에 밀린다든지, 아니면 타이밍이 안 맞아서 못한다든지, 그런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영화에서처럼 누군가에 대한 배려 때문에 이 말을 하면 관계가 끝날 것이란 생각에 고민 했던 적은.


▶지난해 겪었던 바로 그일.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다 뜨거웠다. 답답하고. 화병이 생기는 것 같았고.


-다양한 장르 영화를 했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고.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했겠지만 옆으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이민기에게서 뚜렷한 모습을 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한데.


▶우선 장르를 다양하게 하는 건 내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기 때문이었다. 어떤 배우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뚜렷한 색깔이 안 보인다면 아직 미숙하다는 뜻일테고.


-같은 매니저와 오래 일을 같이 한다. 보통 정체됐다는 느낌을 받으면 소속사를 바꾸기도 하는데. 돈으로 유혹받는 일도 있을테고.


▶돈이 중요한 관계는 아니다. 그리고 내가 정체됐다면 결국 내가 부족한 것일텐데 그걸 남의 탓으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다. 계속 지금처럼 일할 것 같다.


-'연애의 온도'가 400만명을 동원하면 통산 2000만명을 동원하게 된다. 티켓파워가 있다는 뜻인데. '연애의 온도'는 이민기 티켓파워가 더 필요한 영화이기도 한데.


▶장르영화를 했으니 그런 성과도 있었던 것 같다. 티켓파워와는 별도로 이번 영화는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공감할 수 있으니깐. 그만큼 자연스러우니깐.


-왜 오래 동안 연애를 안 하나.


▶누군가를 만나면 알아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럴 수가 없으니깐. 스스로 조심하기도 하고. 그래서 '연애의 온도'는 정말 연애 한 번 제대로 한 것 같아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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