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타공인 에로 거장 봉만대 감독(43), 스스로에게 아티스트라는 수식어를 붙인 위대한 영화를 내놓았다. 에로 현장의 에피소드를 리얼하게 담은 '아티스트 봉만대'다.
비디오 대여점에 일대 폭풍을 일으켰다는 '이천년'을 비롯해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등 상업영화까지 '에로'에 있어서만큼은 천하를 평정한 봉만대 감독이 관객들이 궁금해 할 에로현장의 모든 것을 시원하게 까발렸다.
'아티스트 봉만대'에서 감독이자 배우로 만난 봉만대 감독, 청산유수로 이어지는 그의 달변에 반쯤 홀려버렸다. 마냥 가볍지도, 그렇다고 시종일관 진지하지도 않은 그의 '에로관'을 들어봤다.
◆ '아티스트 봉만대' 어디까지 리얼?
영화 '아티스트 봉만대'를 보며 가장 궁금했던 것은 바로 어디까지가 실제 상황이냐는 것이다. 특히 곽현화와 합을 맞추는 부분, 남자 스태프에게 흥분했냐며 장난치는 장면 들은 코미디를 위한 것인지 실제 에로 현장의 모습인지 호기심이 생겼다.
"실제로 합을 미리 맞추는 배우도 있고 아닌 배우도 있어요. 그렇게 하면서 긴장되는 시간도 있었어요. 그걸 '아티스트 봉만대'에서는 밝게 표현한 거죠. 조연출 역인 선호에게 흥분했냐고 장난치는 부분, 현화가 현수에게 왜 진짜로 하냐고 하는 부분도 실제 있는 얘기들이예요. 에로신을 촬영하다보면 가끔 여배우들이 '감독님, 저 스태프 눈빛이 이상해요, 이 남자배우 진짜로 느끼는 것 같아요' 이런 말을 해요. 남자들은 몰라도 여자들은 느끼는 거죠."
영화의 소재와 에피소드 뿐 아니라 촬영 방법마저 '초 리얼'이었다. 상황만 던져주고 배우들이 각자 알아서 대사를 하고 행동을 하는 형식으로 촬영을 하다 보니 감독조차 이것이 연기인지, 실제상황인지 헷갈리는 순간이 있었다.
"상황만 주어지고 배우들은 다 알아서 움직여야하는 현장이었어요. 현화와 만나서 싸우는 장면을 찍을 때는 일부러 첫 대사를 무식하게 던졌어요. '벌려봐' 라고요. 이 시퀀스는 툭툭 건드려야 하는 장면이거든요. 제가 '벌려봐' 하면 현화가 '왜 벌려요?' 이렇게 오고가는 거예요. 그런데 현화가 그렇게 세게 나올 줄 몰랐어요. 저는 순간에 몰입이 되어버려서 현화가 '내가 에로 찍으러 왔나! 시X'하는데 머리가 정말 확 돌았어요. 그러다가 카메라와 눈이 마주쳤는데 '아, 연기지'했죠."
◆ "보는 사람이 불편하면 그건 포르노"
'아티스트 봉만대'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성은의 해변 노출신이다. 오일을 발라주는 장면일 뿐인데 아름답게 담긴 성은의 몸과 섬세한 손길에 절로 침이 삼켜진다. 봉만대 감독이 정말 아티스트라는 것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 장면이 굉장히 야했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 장면이 바로 임필성과 봉만대의 차이인거죠. 봉만대가 찍으면 이렇게 나오는 거예요. 남자는 얼굴이 나오지도 않고 손만 나와요. 여성 관객들이 그 장면을 보면서 '저렇게 해주는 사람이 없었는데, 내 손이 닿지 않는 곳을 저렇게 터치해주네'하면서 뭔가 터지는 게 있는 거죠."
이 장면 뿐 아니라 제작자와 다투는 부분 등 영화 곳곳에서 봉만대 감독의 에로관이 드러난다.
"영화에서도 제작자가 가슴도 좀 클로즈업하고, 바운딩도 있고, 69자세 같은 걸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하잖아요. 저는 절대 그런 장면은 안 찍어요. 그럴 거면 포르노를 찍어야죠. 보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아야 한다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런 것 없이도 충분히 야할 수 있어요. 상황이 있고, 영화에 흐르는 에로틱한 논조가 있잖아요."
◆ 에로현장, 그 오묘한 긴장감
여배우는 물론 여자스태프들까지, 날카로운 에로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이다 보니 봉만대 감독도 더욱 더 세세한 부분까지 이해해야 한단다. 심지어 배우들의 월경주기까지 신경 쓸 정도다.
"현장은 굉장히 날카로워요. 배우들뿐만 아니라 여자스태프들도 그렇죠. 굉장히 세세하게 챙기는 편이예요. 배우들의 월경주기까지 생각해야 해요. 가끔 제가 직접 물어보기 힘든 것이 있으면 의상팀한테 물어보기도 해요. '혹시 피팅 할 때 몸에 상처 있거나 문제 될 부분이 없었니?' 이런 것들이죠."
감독 자신이 남자이기 때문에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었다. '아티스트 봉만대'에서 대역배우 송이 역으로 출연한 김나미가 감독에게 토로한 부분도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지점이었다.
"나미에게 '가장 불편한 것이 뭐냐' 물었더니 '감독님, 공사(노출 촬영 전에 중요부위가 나오지 않도록 가려두는 것) 장면이 나오는 것도 괜찮아요. 근데 대역배우로 제가 있는 상황에서 남녀배우가 저를 낄낄거리면서 보고 있는 장면은 너무 힘들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그 장면이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배우는 그걸 생각하면 미치겠다는 거예요. 배우이기 전에 여자로서 견딜 수 없는 것이 있는 거죠. 그래서 그 장면은 그냥 없앴어요."
성은과 곽현화, 이파니. 그리고 김나미. 여배우가 넷인 '아티스트 봉만대' 현장은 화기애애하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연기와 연출을 겸해야 했던 봉만대 감독도 뒤늦게 깨달은 부분이었다.
"배우들이 잘 지내면서도 묘한 긴장감이 있었어요. 한 배우가 스태프들하고 수영장에서 잘 놀고 있다가도 다른 여배우가 수영장으로 걸어올 때 스태프들이 '오오~'하고 소리를 지르면 순간 소외되기도 하고 그런 거죠."
◆ 봉만대의 누드화보를 볼 수 있을까
'아티스트 봉만대' 언론시사회에서 봉만대 감독은 "관객이 100만 명을 넘으면 세 여배우들과 누드화보를 찍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여배우들의 극렬한 반발에 "안되면 내 누드라도 찍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던 봉만대 감독. 과연 그의 누드 화보를 볼 수 있을까?
"공식적인 공약은 100만이 넘으면 나는 누드화보를 찍겠다는 건데 사람들이 내가 벗는다니까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사진이 주는 미학이 따로 있잖아요. 예전에 구한 사진집이 있는데 육체를 다른 형식으로 뽑아놨더라고요. 몸의 선에 대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넘을까요? 그것부터 궁금해요. 숫자가 쉽지는 않더라고요. 큰 영화들 때문에 100만, 1000만 얘기하는데 (극장에) 오게 하는 게 얼마나 힘들겠어요. 일단 넘을 것 같은 순간이 오면 배우들하고 모여서 얘기를 해봐야죠."
자타공인 에로 거장 봉만대 감독, 메이킹필름 형식을 빌린 '아티스트 봉만대' 이후에는 과연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물었다. 역시나 장르에는 '에로틱'이 붙어있었다.
"아직은 잘 몰라요. 시간이 필요해요. 장르는 있어요. 에로틱 호러거나 에로틱 사극이거나. 그런데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는 건 아직 모르겠어요. 사실 'TV 방자전'은 에로틱 사극이 아니에요. 드라마이고, 콘텐츠적인 성격이 있는 거죠. 큰 스크린에서 표현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한번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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