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장가에 화제를 몰고 있는 영화들이 불법 영상 파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8일 '넛잡: 땅콩 도둑들' 제작사 레드로버는 "해외에서 캠코더로 촬영된 불법 영상 파일이 배포된 건 경제적 손실을 야기해 창작 의욕을 떨어뜨리고 문화산업 발전을 막는 범죄행위"라며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절차를 통해 영상 최초 유포자 및 불법 게시자는 물론 영상을 다운로드 한 사람에 대해서도 강경한 법적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넛잡: 땅콩 도둑들'은 한국 기업 레드로버가 미국,캐나다와 손잡고 제작한 애니메이션.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북미 3000여 개 관에서 와이드릴리즈로 개봉, 2주차에 4000만 달러를 벌어들여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29일 개봉을 앞두고 대형 악재를 맞은 셈.
올 겨울 극장가에는 유달리 불법 파일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개봉 직전 캠 버전과 고화질 버전이 유포돼 법적인 대응에 나섰다. 디즈니 측은 "파일을 올린 개개인에게 경고를 하는 한편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넛잡'과 '겨울왕국'이 미국에서 유출돼 한국으로 유포된 경우라면 '변호인'은 한국에서 불법파일이 제작돼 인터넷에 퍼졌다.
'변호인'은 이달 초 캠코더로 촬영한 일명 직캠 버전이 인터넷에 유포됐다. 투자배급사 NEW는 전문조사기관에 의뢰해 불법 게시물이 올라온 사이트에 게시물 삭제 및 경고 조치를 취하는 한편 최초 유포자 및 불법 게시자, 다운로드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최근 불거진 불법영상 유출은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들이란 점에서 한층 문제가 심각하다. 그동안 불법영상 유출 문제가 심각했지만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는 영화들, 특히 한국영화들은 불법 유출 피해가 적었다. 올 겨울 불법유출 사태는 극장에서 상영 중인 영화라도 안전할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된 것이다.
영화계에선 수년째 합법 다운로드 운동을 하고 있지만 영화 불법유통 시장 규모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영화 불법유통시장의 규모는 월간 700억원, 연간 84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정도로 불법 시장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계도로 대처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불법 업로더를 신고하면 포상하는 영파라치 제도가 있긴 하다. 그러나 영파라치는 최초 신고자만 포상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법무법인만 돈 버는 제도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신고를 하면 법무법인이 당사자와 합의해 조용히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투명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에선 불법 업로더를 막기 위해 세계 최대 파일공유 사이트인 메가업로드를 당국이 아예 폐쇄시킨 적도 있다.
불법영상 유출을 막기 위해 보다 엄격한 대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형화 기자aoi@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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