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한공주'의 기세는 '들꽃영화상'까지 이어졌다.
9일 서울시 중구 남산 문학의 집에서 제2회 들꽃영화상이 열렸다. '한공주'는 이수진 감독이 최고 영예인 대상, 주연 배우인 천우희가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2관왕에 올랐다.
이날 시상식에는 천우희, 안재홍, 최우식, 김수안 등 수상 배우들과 박해일, 임성언, 소이 등 들꽃영화상을 지지하는 배우들과 홍상수 감독, 류승완 감독 등도 참석해 분위기를 복 돋았다.
들꽃영화상은 독립영화를 위한 시상식. 제작비 10억 미만 한국 저예산 독립영화를 검토해 후보작을 선정한다. 선정되는 후보작은 스무 명의 독립영화 애호가와 영화 전문가들로 구성된 '들꽃영화상 평가단'이 직접 투표해 결정했다.
남녀 신인상은 각각 '신촌좀비만화-피크닉' 김수안과 '거인' 최우식에게 돌아갔다.
김수안은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상상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최우식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서 이런 큰 상을 받아 기쁘다"며 "앞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기쁨을 전했다.
신인 감독상에는 '10분'을 연출한 이용승 감독에게 돌아갔다. '10분'은 한국콘텐츠센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직장생활백서를 담았다. 다양한 직장인들의 군상을 담아 웃음과 감동을 자아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용승 감독은 "이 자리까지 설 수 있도록 도와준 스승님들께 감사하다"라며 "앞으로 좋은 영화 찍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던 남녀 주연상에는 '한공주' 천우희, '족구왕' 안재홍이 수상자로 호명됐다. 안재홍과 함께 '경주'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박해일은 후배에게 진심으로 축하의 박수를 보내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안재홍은 "후보에 함께 올라갔다는 것만으로도 상을 받은 것처럼 기뻤는데, 큰 상을 줘서 감사하다"며 "같이 함께했던 감독님과 스태프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들꽃영화상까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그야말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싹쓸이 중인 천우희는 "감사하다"며 "상을 너무 많이 받아 어떻게 감당해야할 지 모르겠다. 상을 받을 때마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우리 '한공주' 영화가 이렇게라도 알려질 수 있다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감사한 마음에 걸맞게 좋은 연기를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은 각각 '자유의 언덕' 홍상수 감독과 '만신' 박찬경 감독에게 돌아갔다.
'자유의 언덕'은 2년 전 결혼을 꿈꿨던 여인을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모리(카세 료)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제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은 "심사위원들이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앞으로도 좋은 영화 만들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박찬경 감독은 "'만신'을 3년간 만들었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스태프가 고생을 해서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무엇보다 김새론, 류현경, 문소리 이 세 명의 배우와 영화를 가능케 한 김금화 만신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만신'은 일제 강점기와 1948년, 1970년대를 배경으로 신병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소녀부터 대한민국 최고의 무녀 만신을 꿈꾸는 여인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신민아에겐 심사위원 특별상이 돌아갔다. 주체 측은 "그동안 보여줬던 연기와 다른 부분을 보여주고, 도전한 부분을 크게 샀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신민아는 참석하진 못했다. '경주'의 연출자인 장률 감독이 대신 무대에 올라서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시상식 최고상인 대상은 '한공주' 이수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한공주'는 집단 성폭행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경험한 여고생 한공주가 희망을 품고 살아가려는 모습을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올해의 영화상에 앞서 독립영화계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로테르담영화제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받았으며 마라케시영화제, 프리부르영화제 등에서도 작품상을 받았다.
이수진 감독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큰 상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상의 무게에 맞는 소감을 생각하는 게 쉽지 않다. 함께해준 스태프와 천우희 등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제2회 들꽃영화상 각 부문별 수상자이다.
▶대상='한공주' 이수진 ▶극영화감독상='자유의 언덕' 홍상수 ▶다큐멘터리 감독상='만신' 박찬경 ▶남우주연상='족구왕' 안재홍 ▶여우주연상='한공주' 천우희 ▶시나리오상='도희야' 정주리 ▶촬영상='철의 꿈' 박경근, 박정현 ▶신인감독상='10분' 이용승 ▶신인남우상='거인' 최우식 ▶신인여우상='신촌좀비만화-피크닉' 김수안 ▶심사위원특별상='경주' 신민아 ▶공로상=엣나인 정상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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