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킹스맨2'가 제작된다 했을 때 많은 팬들이 가장 고대한 건 매력 만점의 젠틀맨 스파이 '해리 하트'(콜린 퍼스 분)이 돌아올 것인가―였습니다. 그리고 곧 들려온 콜린 퍼스의 2편 출연 소식은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죠.
악당 발렌타인의 권총에 눈을 맞고 목숨을 잃은 '해리 하트'를 어떻게 부활시킬 것인가는 돌아온 2편 '킹스맨:골든 서클'의 핵심 포인트이기도 했습니다. 쌍둥이 해리를 등장시킬 것이냐, 복제인간을 등장시킬 것이냐, 아니면 죽은 그를 어떻게든 다시 살려낼 것이냐. 영화팬들 사이에서도 의견과 전망이 분분했습니다. 그리고 1편이 개봉한 지 약 2년 반, 드디어 관객과 만난 '킹스맨:골든 서클' 약속대로 돌아온 '해리 하트'를, 귀환한 콜린 퍼스를 선보였습니다.
"쌍둥이는 아니다"던 감독의 이야기대로 돌아온 해리는 쌍둥이가 아니었습니다. 복제판도 아니었습니다. 상태(?)는 조금 다르지만 콜린 퍼스의 해리 하트는 1편의 젠틀맨 스파이 모습 그대로 2편의 관객을 맞이합니다. 머리에 총을 맞고 죽은 캐릭터를 문자 그대로 되살려 보입니다.
그의 부활은 양복점을 표방하고 있는 영국의 비밀 스파이 조직인 킹스맨, 주류업에 종사하는 미국 사촌 조직 스테이트맨을 절묘하게 연결시키면서 '킹스맨' 유니버스를 대서양 너머로 확대합니다. 동시에 1편의 최고 인기 캐릭터를 시리즈에 재투입시키면서, 자연스럽게 3편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죠. 한국에서 무려 612만 관객을 모으며 전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모은 '킹스맨' 시리즈의 확장과 영속을 위해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 겁니다.
하지만 김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기발하고 발칙한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겨낸 영화들의 성패는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그려보이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수많은 마니아를 탄생시킨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바로 거기에 성공한 작품이었고요. 하지만 '킹스맨:골든 서클'에서 '해리 하트'의 부활은 황당무계하긴 한데 그럴듯하지가 않습니다.
이해는 됩니다.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게 아무리 영화라고 간단하겠습니까. 하지만 관객으로서 '킹스맨:골든 서클'에 기대한 것은, 뻔한 예상과 상상을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부활의 과정과 이유를 꼼꼼히 짚거나 빈틈을 비틀어 보이는 대신 극히 단순한 설정으로 그의 부활을 무마합니다. 막장 드라마 등에서 종종 보던 설정이 가미되니 신선함이 더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킹스맨'의 두번째 이야기. 하지만 그의 부활에 있어서라면 아쉬움 쪽이 더 큽니다. 차리리 쌍둥이란 설정이었다면 좀 더 기발한 전개를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하는 생각마저 들 만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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