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 감독이 동료 여성감독 A를 성폭행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을 받은 데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현주 감독의 성폭행 사실을 공개했던 A는 다시 이 감독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입장을 전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 가운데 스타뉴스가 이현주 감독의 2심 판결문을 확보했다. 2심 판결문과 피해자 주장이 상당 부문 동일하다.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2심의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이현주 감독이 피해자의 승낙에 따라 유사성행위에 동의했다고 믿었기에 유상강간죄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유사성행위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는 점 등에 비춰 (이현주 감독)주장에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만취해 성적 자기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이현주 감독)도 미필적으로나마 피해자의 이 같은 상태를 알고 이를 이용해 유사성행위를 했기에 유죄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온 남자친구가 있고, 영화아카데미 동기 G, F와 담당교수 L 모두 피해자가 동성애자로 인식한 적이 없고, 피해자도 평소 동성애자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에 비춰 피해자가 먼저 자신이 동성애자라며 성행위를 요구했다는 건 경험칙상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만취한 나머지 울거나 피고인의 성적 접촉에 대해 무의식적 육체적 반응을 나타낸 것을 과장하여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성적 접촉을 요구했다고 진술하는데 불과하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2심 재판부의 판결문은 지난 6일 피해자 A가 자신의 SNS에 올린 입장문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판결문의 사건 개요와 피해자가 밝힌 그날의 정황도 대부분 같다.
이날 이현주 감독은 보도자료로 피해자와 성관계에 동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점, 재판 과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편견과 왜곡된 시선을 감당해야 했지만 자신의 주장은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 등을 들어 "여전히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A는 이현주 감독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한편 1심 판결문의 일부를 발췌해 게재했다. A의 남자친구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낯 뜨거운 부분들이 있어서 당초 공개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이 많다"면서 "이현주 감독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리기 위해선 그 부분도 이제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A는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이현주 감독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며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이 났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이현주 감독을 제명하고, 여성영화인모임은 여성영화인상 수상 자격을 박탈했다. 이에 이현주 감독은 실명을 공개하고 입장을 밝혔다.
영진위에선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진상조사단을 꾸렸다. 이현주 감독과 피해자 A의 모교인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도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별도의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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