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모이' 순희=나"..'칠곡가시나들' 할머니들의 외침

발행:
김미화 기자
/사진=영화 스틸컷
/사진=영화 스틸컷


'칠곡가시나들'의 할머니들이 영화 '말모이' 속 순희의 모습에 공감을 표한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1월 31일 영화 '칠곡 가시나들'(감독 김재환)이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 됐다.


'칠곡 가시나들'은 인생 팔십 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진 칠곡군의 일곱 할머니들 이야기로, 매일매일 일용할 설렘을 발견하며 '오지게 재밌게 나이듦'을 향해가는 '웰컴투에이징' 다큐멘터리다.


'칠곡 가시나들'의 주인공은 칠곡에 살고 계시는 일곱 명의 할머니들. 인생 끝자락에서 난생 처음 한글을 배운 이 할머니들은 매일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한글 사랑을 펼친다. 인생 팔십줄에 한글과 사랑에 빠져 매일 배우고 숙제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재미와 감동을 전한다.


김재환 감독은 "영화가 할머니를 다루고 시골의 이야기이다 보니 '워낭소리' 같은 영화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저는 할머니 버전의 '쉘위댄스'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라며 "저는 그것이 설렘이라고 생각했다. 이 할머니들과 함께 하며 한글을 접하며 느끼는 설렘을 포착했다. 나이 드는 것이 우울하거나 두려운 것 만은 아니다. 충분히 재밌게 나이드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할머니들에게 한글을 가르친 주석희 교사는 "영화를 처음 시작하고 개봉까지 3년 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작품이 어떻게 나올까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개봉할 때 우리가 다 같이 볼 수 있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현재 가장 나이 많은 할머니가 90세이시다보니 다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 이들의 목표였다고.


다행히 할머니들 모두 건강하게 최근 칠곡의 한 극장에서 영화 상영회를 가지고 함께 영화를 보았다. 이 영화가 일곱 할머니들이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였다. 자신들이 출연한 영화가 할머니들이 처음 본 영화였던 것이다.


김재환 감독에 따르면 이 할머니들이 두 번째로 본 영화는 '말모이'(감독 엄유나)였다. '말모이'가 일제시대 한글을 지키려고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였던 만큼, 할머니들에게도 뜻깊은 영화다. 재밌는 사연도 있다. 할머니들이 영화를 보며 영화 속 순희(극중 유해진의 딸 역할)에 격하게 감정이입을 했다는 설명이다.


극중 초등학교에서 일본어를 강제로 배우고, 한글을 못 쓰게 하고 학교에서 창시 개명을 강요당한 순희의 모습을 보며 할머니들은 "진짜 저랬다. 내가 저랬다"라며 영화 상영 중 공감하며 울분을 터뜨렸다는 전언이다.


이처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지나온 할머니들이 팔십줄에 한글을 배워 글을 쓰는 재미를 느끼고 하루하루를 글로 옮기는 모습은 관객에게도 새롭게 다가온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라고 어둡거나 슬프지 않다.


'칠곡 가시나들'은 2월 27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무더위 날릴 '전지적 독자 시점'
온유, 정규 2집 앨범으로 솔로 컴백
차은우 '언제나 눈부신 비주얼'
새롭게 시작하는 JTBC 금요시리즈 '착한사나이'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이 힘든 결혼을 두 번이나"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KBO 올스타 휴식기... 키움, 감독-단장 동반 경질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