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인터뷰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배우 장혜진(44)이 10년의 공백 후, 15kg을 찌우고 만난 영화 '기생충'으로 날개를 달았다.
'기생충'은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장혜진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백수 가족의 엄마 충숙 역할을 맡아 관객을 사로잡았다.
윤가은 감독의 영화 '우리들'을 통해 '기생충'에 캐스팅 된 장혜진. 장혜진은 영화를 위해 일부러 살까지 찌웠다.
"봉준호 감독님이 '우리들'을 보고 출연을 제안하셨다. 직접 만났는데, '우리들' 때보다 살이 빠졌다고 하면서 살을 조금 찌워 달라고 해서 15kg을 찌웠다. 살을 찌울 때는 6끼를 먹었다. 운동을 할 때 40분이 넘으면 살이 빠진다고 해서 하루에 40분씩만 운동을 했다. 이후에 살 뺄 때는 하루에 두 시간씩 운동했다. 살을 안 빼니 무릎이 아프더라"라고 털어놨다.
장혜진은 영화를 위해서 살을 찌웠지만 영화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스스로도 놀랐다고 털어놨다. 실제 칸 영화제 레드카펫에 오른 장혜진은 영화 속 충숙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으로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살을 찌웠지만 내가 그렇게 살 찐 줄 몰랐다. 모니터 볼 때도 내가 저정도 쪘나 생각했다. 봉준호 감독님과 촬영감독님이 너무나 흡족해하셨다. 영화 속에서 뱃살이 살짝 보일 때 살이 출렁 거리는 것을 보고 나도 놀랐다. 힘들긴 했지만 비주얼적으로 만족스러웠다. 두 번 다시 못 만들 비주얼 인것 같다. 뽀얗게 찰랑거리는 살들이 너무 사랑스럽더라. 그렇지 않았나?(웃음) CG없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살이라서 너무 귀여웠던 것 같다."
장혜진은 '기생충'으로 처음 봉준호 감독과 함께 작업했지만, 사실 그전에도 스쳐 지나간(?) 인연이 있었다. 봉준호 감독님이 '살인의 추억' 영화를 준비할 당시, 장혜진을 캐스팅하기 위해 연락을 했다고. 당시 배우 활동을 중단하고 고향에 내려가서 다른 일 하던 장혜진은 아쉽게도 영화에 출연하지는 못했다.
"봉준호 감독에게 캐스팅 연락이 와서 제가 '일을 쉬고 갈까요?'라고 했더니 생업을 포기할 정도로 내가 책임 질수는 없다고 하셔서 출연을 못 한 인연이 있다. 그 이후 '살인의 추억'이 잘 되고, 계속 다음 영화들을 보며 '그때 일을 그만 두고라도 갔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이미 내게는 멀어져서 마음속으로만 아쉬워했다. 그러다가 9년 정도 쉬고 '밀양'으로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그래도 봉준호 감독에게 먼저 연락을 할 수 없지는 않나.(웃음) 그랬는데 '우리들'을 찍고 나서 봉준호 감독에게 연락이 왔다."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한 장혜진은 1998년 영화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에 출연한 이후 활동을 쉬었다. (그녀는 이선균과 동기다) 그는 약 10년간 배우 활동을 접고 다른 일을 했다. 장혜진은 백화점 판매원, 마트 판매원을 해서 판매왕으로 상금을 받기도 했고, 판매 실력이 좋아서 다른 가게로 캐스팅(?) 되기도 했다고 웃었다. 하지만 결국 '밀양'으로 다시 연기를 시작했고, 칸 영화제까지 가게 됐다.
"판매 일을 하다가 결혼을 하고, 남편이 서울 발령받아서 아기를 낳고 포기하고 살다가 이창동 감독님 연락을 받고 연기를 다시 했다. 10년간 연기를 안 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대학교에서 연기를 공부했을 때는, 잘 짜여진 연기였고 누가봐도 깔끔한 연기였다. 하지만 판매 일을 하고 결혼생활을 하고 엄마가 되며 감성이 풍부해졌다. 많은 분들이 칭찬해 주시는 생활연기를 그렇게 삶을 통해 배운 것 같다. 이창동 감독님이 저에게 '잠깐 연기를 포기하고 네 삶을 살길 잘했다'라고 말해 주셨다. 그래서 충숙도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약 10년의 공백 후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한 장혜진. 15kg을 찌우고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한 그녀에게 '기생충'은 특별한 의미였다.
"다시 연기를 시작하고, 호흡과 발성부터 새로 배웠다. 연극 무대에 조금씩 서면서 '우리들'을 찍었고 그렇게 '기생충'도 만났다. 포기했다가 다시 연기하기를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연기에 대한 답은 아직 못 찾은 것 같다. 또 다른 작품 만나면 또 다른 고민을 하며 연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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