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번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극장을 다녀간 것으로 확인되면서 극장가에 상당한 악재가 예상된다. 2월 개봉 예정작들 상당수는 개봉 연기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CGV는 31일 "CGV성신여대입구점 영업을 이번 주말까지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CGV성신여대입구점은 30일 구청에서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통보를 받고 영업을 중단, 이후 자체 방역과 추가로 보건소 방역을 실시했다. 현재 CGV성신여대입구점은 티켓 예매를 받지 않고 있으며, 영업 재개 여부는 주말에도 방역을 한 뒤 안전이 확인된 다음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5번째 확진자 이모(32)씨는 설 연휴인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 CGV성신여대입구점에서 오후 4시께 영화 '남산의 부장들'을 관람했다. 이모씨는 업무차 중국 우한시를 방문했다가 지난 24일 귀국, 이후 천식과 기침이 있어 질본 감시를 받다가 30일 확진 판정을 받고 서울의료원에 격리됐다. 그는 25일부터 28일까지 최소 3명 이상과 영화를 보거나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극장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가뜩이나 줄어든 극장 관객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극장 관객수는 2019년 1월 1800만명보다 200만명 가량 줄은 1600만명 가량이다. '극한직업'이란 메가 히트작이 올 1월에는 없었던 이유가 크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한 몫 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우려가 확산되기 시작한 설 연휴 극장 관객수가 예년보다 줄었을 뿐더러 연휴 직후 큰 폭으로 관객이 줄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확진자가 극장을 다녀가면서 해당 극장이 영업을 중단하게 되자 관객수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당장 2월 개봉 영화들에 일제히 비상이 걸렸다. CJ ENM은 2월 5일 개봉하는 '클로젯'은 개봉 연기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2월 12일 개봉하는 '정직한 후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측은 내부 회의에 들어갔다. 어린이 관객이 많이 찾는 애니메이션들은 개봉 연기를 심각하게 고려 중이지만 개봉이 코 앞이라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재로선 상황을 지켜보고 대책을 논의하는 정도지만 사회적인 여파가 확산되면 상황이 급박하게 변할 수도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연평해전'이 2주 뒤로 개봉을 연기한 사례도 있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SARS·),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때도 극장가는 비상이 걸려 사태를 예의주시했다. 당시 극장들은 상영관에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배치하는 등 예방에 나섰다. 사스와 메르스 때는 우려가 한창일 때 비수기였던 데다 화제작이 적어 실질적인 극장 관객수 감소는 크지 않았다.
다만 당시에는 확진자가 극장을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극장을 다녀가 해당 극장이 영업을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졌기에 상황이 또 다르다.
현재 연예계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팬미팅, 사인회 등이 속속 연기되고 있다. 과연 극장가에도 그런 여파가 이어질지 상황을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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