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그룹 포미닛 메인 보컬 출신 허가윤(30)이 가수의 이미지를 벗고 배우로서 대중에게 문을 두드린다. 포미닛 해체 후 배우로 전향한지 어느덧 4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포부를 지녔다. 그러면서 서현진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허가윤은 영화 '서치 아웃'을 통해 배우 전향 후 첫 주연을 맡았다. '서치 아웃'은 성민(이시언 분)과 준혁(김성철 분)이 지내고 있는 고시원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죽음이 조작됨을 감지한 두 사람이 개인의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게 되는 SNS 추적 스릴러다.
허가윤은 "그동안 짧게 짧게 나온 연기를 보여드렸다. '서치 아웃'을 통해 (연기하는 모습을) 길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하다. 저도 연기적으로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좋다. 아무래도 그전 활동의 모습이 많다 보니 저에 대한 다른 시선이 많았다. 이번엔 연기적으로 많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고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을 밝혔다.
허가윤은 극중 누리 역을 맡았다. 누리는 흥신소 '착한 사람'의 사이버 전략 테크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누리는 한 번 손댄 건 끝까지 파헤치는 해커다. 허가윤과 누리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털털함이다. 허가윤은 "저도 마냥 '여자여자한' 스타일은 아니다. 누리와 비슷하다. 물론 누리가 저보다 더 시니컬하다. 더 똑부러지고 똑똑하다. 그래서 조금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단지 캐릭터와 자신의 성격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서치 아웃'을 선택했을까. 답은 아니다. 허가윤은 "처음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주변에 SNS를 안하는 사람이 없기에 이런 일이 진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와 닿았다. 이런 일이 생기면 무서울 것 같았다. 또 실제 사건이라고 하니까 더 관심이 가서 선택하게 됐다"고 했다.
사실 허가윤은 아이돌 출신이기에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도 있을 터다. 그렇지만 허가윤은 아이돌 출신이기에 득과 실이 둘 다 있다고 말했다. 허가윤은 "득은 감독님들께서 저를 봐주실 때 아이돌 출신 친구들만의 거침없는 면모가 있다고 하신다. 오랜 연습 기간이 있었기에 이해력도 빠르고 코멘트를 줬을 때 금방 습득할 수 있다. 실은 아무래도 7년의 활동 기간의 이미지다. 배우로서 보여준 것보다 가수로서 보여준 게 많기에 가수로 보는 분들이 더 많다. 이것은 앞으로 저의 숙제인 것 같다"고 했다.
허가윤은 자신을 가수로 봐주는 부분에 대해서 도움이 될 때도 있다고 밝혔다.
"제 프로필을 안 찾아보고 미팅에 오시는 분들은 저를 20대라고 생각하신다. 그런데 제 나이를 보고 놀라시기도 한다. 나이에 대한 것보다 아이돌 출신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편견이 있는 것 같다. 아이돌 출신이니 아직 어린 것 같고 밝아 보이지만 저는 아니다. 서른이 됐지만 아직 달라진 것도 없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역할을 보는 나이대가 달라진 게 좀 놀라운 사실이다."
배우로 전향한 허가윤은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영화 '아빠는 딸'(감독 김형협), '배반의 장미'(감독 박진영), '마약왕'(감독 우민호)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고 있다. 그중에서 '마약왕'에 함께 출연한 송강호에 대해 고마움을 드러냈다.
허가윤은 "'마약왕' 출연 당시 제 신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송강호 선배님께서 잘 챙겨주셨다. 칭찬도 아낌없이 해주시고 제 대사를 몸소 시범도 보여주셨다. 내 눈앞에서 송강호 선배님이 연기하는 것도 신기했는데, 저한테 잘한다고 해주셔서 더 감사했다. 그때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걸그룹 포미닛 멤버 서울가요대상 본상, 골든디스크 어워즈 본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상을 휩쓸었던 허가윤. 걸그룹으로 최정상의 자리를 찍고 신인 배우로 새출발하기에 남다를 것 같았다.
마음가짐은 달랐지만, 과거의 영광을 잊고 신선한 매력을 추구하고 있었다. 허가윤은 "저희 멤버들끼리 최정상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다. 욕심이 많아서 그랬던 것 같긴 한데 당시에 '더 해야한다'는 마음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잘 됐는데 그 시절에는 항상 부족한 거 같고, 더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오히려 지금 저를 신인으로 봐주시는 게 더 좋다. 신선한 사람이 되는 게 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허가윤은 걸그룹 출신이지만 대중에게 배우로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서현진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외라는 말을 듣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허가윤은 "서현진 선배님은 노래도 잘 하시고 연기도 잘 하신다. 가끔 OST를 통해 노래도 들려주시기도 한다. 저도 나중에 서현진 선배님처럼 성장하면 OST를 들려줄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이다. 또 제게 '보컬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연기를 잘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다. 서현진 선배님처럼 된다면 감사하다. 그리고 저는 '의외다라'는 말을 많이 듣고 싶다. 이미 알려져 있긴 하지만 '쟤 걔 아니야?', '의외다' 이런 수식어를 듣고 싶다. 그렇게 봐주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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