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소수자 단체 무지개 행동이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속 동성 키스신을 삭제한 SBS에 사과를 촉구했다.
무지개 행동은 15일 논평을 내고 "SBS '보헤미안 랩소디'동성 간 키스 장면 편집 방영은 명백한 차별이며 검열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SBS는 지난 13일 설 특선 영화로 '보헤미안 랩소디'를 내보냈다. 이 과정에서 SBS는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한 채 방송했다.
2018년 개봉해 천 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으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헤미안 랩소디'는 영국 밴드 퀸의 리드 보컬이자 성소수자였던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음악을 담은 영화.
무지개 행동은 "SBS는 프레디 머큐리와 그의 연인이었던 짐 허튼의 키스신 두 장면을 삭제하고 배경 속 남성 보조출연자들의 키스신을 모자이크 처리한 채 영화를 방영했다"라며 "'보헤미안 랩소디'는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로서의 그의 삶을 담은 전기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 또는 모자이크 처리한 SBS는 고인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모두를 모욕한 것이나 다름없다"라고 전했다.
이어 "지상파 채널에서 영화를 방영할 때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이나 흡연 장면을 임의로 편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해당 장면을 편집했다고 밝힌 SBS 관계자는 성소수자의 존재 자체를 폭력적이고 선정적으로 취급하여 검열하는 태도를 그대로 드러냈다"라고 주장했다.
또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성소수자인 부분과 아닌 부분으로 나누는 게 불가능하듯,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성소수자 관련 장면을 잘라내는 것은 프레디 머큐리의 삶과 존재 자체를 전면 부인하는 것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나 장면 모두를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는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그대로 보여주는 검열에 지나지 않는다. 이번 '보헤미안 랩소디' 편집 방영 사태는 명백한 차별이고 검열이다. 성소수자의 존재는 혐오와 차별의 대상이 아니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낸 이야기는 검열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SBS는 동성 연인간의 키스 장면을 편집하여 성소수자들에게 모욕을 주면서 안일하게 문제를 덮는 것이 아니라, 이 영화가 알리고자 하는 메시지를 장면 편집없이 명확하게 전달해야 했다. 그렇지만 SBS는 이번 장면 편집으로 방송국이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을 저버렸다"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무지개 행동은 "방송국 전체 차원에서 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문화다양성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지침을 마련 해야 한다. 미디어에서의 문화다양성은 무엇인지 SBS 스스로가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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