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와르서 블랙코미디로 돌아온 유하 감독..다음은 멜로 [★FULL인터뷰]

발행:
김미화 기자
영화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 인터뷰
영화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이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2021.05.26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영화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이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2021.05.26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유하 감독이 맞나? 영화 '파이프라인'을 보고 든 생각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강남1970' 등 느와르 3부작으로 관객의 사랑을 받은 유하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완전히 지우고 B급 감성을 품은 영화로 돌아왔다. 6년 만의 스크린 컴백이다.


'파이프라인'은 대한민국 땅 아래 숨겨진 수천억의 기름을 훔쳐 인생 역전을 꿈꾸는 여섯 명의 도유꾼, 그들이 펼치는 막장 팀플레이를 그린 범죄 오락 영화다. 국내 최초 도유 범죄를 다룬다. 유하 감독은 땅굴 속에서 모인 젊은이들의 범죄를, 더 나쁜 악당의 재앙을 막는 카니발로 그려냈다.


유하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 직접 영화에 대한 이야기와 차기작에 대한 이야기 등을 들었다.


'강남1970'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소감이.


▶본의 아니게 6년 만에 영화를 내놓게 됐다. 원래는 2~3년 터울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강남1970'이 끝나고 난 후 여러가지로 스텝이 꼬이면서 텀이 길어졌다. 이렇게 오랜만에 하려니 부담스럽기도 하고 복잡한 마음도 든다.


최근에 주로 액션, 느와르 영화를 연출했는데 '파이프라인'은 새롭다.


▶ 제가 원래 심각한 느와르 영화를 3부작까지 할지는 저도 몰랐다. 원래 제가 좋아하는 영화는 B급 정서 블랙코미디나 컬트성 영화인데, 어떻게 하다보니까 액션 영화쪽으로 작업을 많이 했다.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서 뭔가 B급 정서가 묻어나는 가성비있는 블랙코미디 영화를 만들어봐야겠다고 해서 '파이프라인'을 만들게 됐다. 막상 영화를 보니까 저도, 제 작품이 낯선 부분도 있다".


'파이프라인'을 촬영하며 힐링 했다고 말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나.


▶ 영화 감독이 영화를 찍으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한다. 사시미칼로 찌르고 때리고 폭력성이 두드러진 영화를 찍다보면 우울해진다. 그런데 이번 영화는 배우들끼리 케미도 좋았고 즐거워서 영화를 찍으면서도 살아있는 것을 느꼈다. 작품의 성패와는 관계없이 연출과정이 즐거웠다.


권상우, 조인성, 이민호에 이어 이번에는 서인국과 함께 했다. 서인국의 어떤 면에서 매력을 느꼈나.


▶저도 제가 서인국이라는 배우와 작업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제 스타일의 이미지는 아니다. 머리 속에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었는데 우연한 계기로 만났다. 처음 만났을 때 그 친구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굉장히 섹시해서 머리에 남았다. 드라마보다 영화에 어울리는 마스크라고 생각했다. 이 친구가 머리가 좋고 끼가 다분하다. 현장에서도 배우가 준비해 온 자기 콘셉트의 연기를 펼칠때 다른 주문을 하면 그 피드백이 늦는 배우도 있고 기분 나빠하는 배우가 있는 반면 주문대로 바로 해보는 배우가 있는데 서인국은 후자다. 적극적으로 모험을 좋아하는 모습이 좋았다. 좀 당황스러운 디렉션이나 반대 디렉션을 줬을때도 당황하지 않고 하겠다고 하는 모습이 저에게 신선했다.


촬영장에서 굉장히 많이 웃었다고 들었다. 어떤 점이 즐거웠나.


▶ 사실 그동안 촬영할 때는 촬영장에서 말 없이 오로지 영화에만 집중해서 찍었다. 그것 때문에 배우들이 저에게 접근하기 어려워하기도 했다. 이번 현장은 배우들이 워낙 친화력이 좋았고 음문석 때문에 많이 웃었다. 그동안 촬영했던 것 중 가장 많이 웃었던 현장이다.



/사진='파이프라인'

관객이 유하 감독 하면 떠올리는 것은 느와르 장르다. 향후에도 또 블랙코미디를 연출할 생각이 있나. 다른 장르에 대한 계획은?


▶느와르도 다시 할 수 있으면 할 기회가 있으면 하고 싶다. 코미디 장르는 저도 계속 하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일단 한번 한 것으로 만족을 한다. 향후에는 오히려 멜로를 하고 싶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 같은 좋은 멜로 소재가 있다면 그런 남녀간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이 든 감독의 입장에서, 사랑이라는게 그 한복판에 있을때는 잘 안보이는데 나이가 들고 사랑의 떨림이 퇴색되니까 좋은 멜로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케이퍼 영화는 전형적인 클리셰를 피하기 힘든 장르다.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는 고민이 있었을텐데.


▶ '파이프라인'은 외피는 케이퍼무비지만 사실 케이퍼 영화를 비튼 작품이다. 도둑들이 지하에 모여 땅굴을 파고 범죄를 저지르려고 하다가, 얼떨결에 재앙을 막는 영화다. 저는 남들이 만든 케이퍼 무비를 답습하는게 내키지 않아서 각색 작업을 오래했다. 기존에 있는 장르의 공식을 비틀고 블랙코미디적으로 뒤엎는 결말을 만들려고 했다. 애초에 케이퍼 무비를 만들려고 했으면 안 만들었을 것이다.


영화 '파이프라인' 유하 감독이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리틀빅픽처스 2021.05.26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유하 감독의 영화가 대표작인 배우들이 많다. 영화 주연으로 새로운 배우들을 기용하실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권상우는 당시에 굉장히 스타였다. 내가 영화 연출하면서 처음에 만났을 때가 영화적으로 대중적으로 가장 폭발적인 인기 절정이었다. '말죽거리 잔혹사'가 권상우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조인성도 마찬가지다. 배우들을 만나면, 나를 움직이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 그건 논리적으로 말씀 드릴 수 있는건 아니다. 그때의 내 마음의 움직임 같은게 있다. 권상우나 조인성도 그랬고 서인국도 만났을 때 마음이 설렜다. 이민호도 마찬가지다. 설렘이 없는 배우는 인연이 안됐고 설렘이 있는 배우들과 작업하게 되더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좀 더 기회를 받지 못한 친구들, 하지만 포텐 있고 가능성 있는 배우들을 좀 더 발굴하고 싶다.


차기작 계획은.


▶일단 당장은 드라마를 할 것 같고 영화 신작은 아직은 모르겠다. 말했듯이, 좋은 멜로가 있으면 당장이라도 하고 싶다. 영화를 오래 하다보니까 되풀이되는 과정이 답답함도 있고 타성에 젖은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리프레시 차원에서 드라마를 하게 됐다. 그동안 몇 번 제의가 있었는데, 이번에 하게 됐다. 웹툰 원작드라마이고 현재 각본 작업을 하고 있다. 캐스팅이 끝나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찍지 않을까 생각한다. 드라마를 하고 난 다시 영화 작업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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