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 영화 '특송'의 정현준이 작지만 큰 존재감을 뽐냈다.
'특송'(감독 박대민)은 성공률 100%의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박소담 분)가 예기치 못한 배송사고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 오락 액션 영화.
특송 전문 드라이버 '은하'는 얼떨결에 서원(정현준 분)과 300억 원짜리 보안키까지 떠맡게 되며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이로 인해 경찰의 탈을 쓴 깡패 조경필(송새벽 분)은 물론 국가정보원 한미영(염혜란 분)에게 쫓기게 된다. 탈북자 출신으로 '가족'이라고는 고양이 한 마리 뿐이었던 장은하는 자신에게 의지하는 김서원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풀액셀'을 밟기 시작한다.
'특송'을 보고 나면 기억에 남는 유독 뇌리에 박히는 인물이 있다. 첫 원톱 주연을 맡아 액션부터 감정선까지 극의 중심에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낸 박소담을 제외하면, 서원 역을 맡은 정현준이 그렇다. 정현준은 박소담과 함께 극을 이끄는 주연 배우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정현준은 아빠 두식(연우진 분)을 따라나섰다가 얼떨결에 300억짜리 보안키와 함께 혼자 남겨지고, 한순간에 오갈 데 없어지자 특송 의뢰를 받고 온 은하에게 의지하는 서원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전 세계를 홀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서 과외 선생과 학생으로 만났던 박소담과 정현준은 '특송'을 통해 재회하는데, 그 연기 시너지가 어마어마하다. '기생충'의 '제시카 쌤' 앞에서 한없이 얌전하던 '다송'이와는 달리, '특송'에서 '서원'은 '은하'에게 할 말은 다 하는 당돌한 모습으로 티키타카 케미를 선보인다.
이는 극에 활력을 더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정현준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외모와 순수함, 그리고 아역답지 않은 안정적인 연기력을 바탕으로 '특송'의 큰 뼈대가 되는 예측불가 추격전에 긴장감을 더하며 극에 큰 힘을 보탠다.
이 과정에서 정현준은 '만들어진 연기'가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보이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특히 박대민 감독이 밝혔듯이 은하와 서원의 관계가 모성애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함께 위기를 극복하고 동행하는 친구, 파트너로 보이는 데는 정현준의 역할도 큰 부분을 차지한다. 박대민 감독은 "정현준의 가장 큰 매력은 능숙하게 연기하는 친구처럼 보이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진짜 아이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현준의 연기력은 영화 '이웃사촌', 드라마 '마인', '꽃 피면 달 생각하고' 등 스크린과 안방극장까지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작품이 공개될 때마다 한층 성장한 연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정현준의 앞으로의 연기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