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리차드3세' 구부정하고 뒤틀린 황정민이 꽉 채운 100분

발행:
김미화 기자
배우 황정민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가장 매력적인 악인을 그린 연극 '리차드3세'는 내달 13일까지 5주간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2022.01.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황정민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가장 매력적인 악인을 그린 연극 '리차드3세'는 내달 13일까지 5주간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2022.01.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배우 황정민이 구부러지고 뒤틀린 몸으로 무대위를 꽉 채웠다. 100분의 시간을 호령하는 그의 연기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황정민은 지난 11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한 연극 '리차드 3세'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리차드3세'는 셰익스피어 초기 희곡 중 가장 매력적인 악인으로 대표되며, 선천적으로 기형인 신체 결함에도 불구하고 콤플렉스를 뛰어넘는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리차드3세'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황정민은 지난 2018년 처음 '리차드3세'로 연기한 후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돌아왔다. 리차드 3세는 일명 못생긴 꼽추라는 신체적 특성으로 인해 왕권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취급 당한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꾀와 권모술수로 결국 왕의 자리에 오르고 원하는 것을 가진다. 타인을 희생하며 왕관을 거머쥔 리차드3세는 결국 자신의 그 욕심으로 인해 무너지게 된다.


황정민은 100분의 런닝타임 내내 무대를 누빈다. 그는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하며 셰익스피어의 대사들을 소화한다. 본래 무대 출인인 황정민의 대사전달력은 완벽하다. 악인 리차드3세의 모든 대사들은 배우 황정민의 정확한 발성과 풍부한 성량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무엇보다 100분 내내 꼽추 연기를 펼치며 구부정하게서 서서 온몸이 뒤틀린채 다니는 황정민을 보고 있으면 대단하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이처럼 100분간 뒤틀린 황정민을 보다가 마지막 무대 커튼콜에서 걸어나오며 꼿꼿이 서는 황정민을 보면 박수가 절로 터진다.


배우 황정민이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 3세' 프레스콜에서 열연하고 있다. 셰익스피어가 창조한 가장 매력적인 악인을 그린 연극 '리차드3세'는 내달 13일까지 5주간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2022.01.13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연기적 스킬 뿐 아니라 감정 연기도 능숙하다. 희대의 빌런, 매력적이지만 악한 리차드3세가 가장 높은 왕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모습부터, "내 몸은 삐뚤어진 것이 아니라 뒤틀린 것이다"라고 소리지르며 광기를 표현하는 모습, 마지막에 "나에게 죄를 묻는 너희들의 죄를 묻는다"라고 절규하는 장면까지. 긴 감정을 끊기지 않게 이어 나간다.


천만배우, 국민배우, 영화 속 빨간 얼굴의 황정민이 익숙한 관객에게는 구부정한 몸으로 무대를 누비며 에너지를 발산하는 황정민을 보는 것이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 될 듯 하다.


황정민 뿐 아니라, 그와 대척점에 있는 왕비 역할을 맡은 장영남의 연기도 훌륭하다. 다른 조연 배우들 역시 모두 합을 잘 맞춰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무대 위에 오롯이 펼쳐냈다.


러닝타임 100분, 2월 13일 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김미화 기자 letme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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