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밴드의 음악은 듣는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음악이다. 애교 섞인 어린 소녀의 목소리이지만 노래에는 ‘눈 속에 들어오는 벌레 같은 사람들 때문에 눈을 떼어버리면 다른 세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같은 섬뜩한 가사가 있고, 징징징 울리는 무거운 록 사운드에 발랄한 리듬을 얹어 상큼함을 선사한다.
또한 보컬은 분명 한 사람인데, 노래마다 목소리가 다양해 여러 명이 보컬로 참여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어떤 노래를 듣고 있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잖아요. 우리는 우리의 음악을 듣고 여러 이미지를 그리고 또 다양한 상황에 빠지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미지 팝’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첫 앨범에는 레게와 모던 록, 발라드 음악이 담겨 있어요.”
상상밴드의 이름은 바로 이와 같이 ‘노래로 상상에 빠지게 한다’는 뜻에서 지은 이름이다.
또한 상상밴드 일반적인 틀에 박힌 활동과 대중에 대한 접근이 아니라 다양한 상상력을 통한 방식으로 대중에게 접근해 즐겁게 해주겠다는 의미도 함께 담았다.
실제로 상상밴드는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캐럴 송 ‘솔로 크리스마스’를 플래시 애니메이션과 함께 인터넷에 공개해 외롭게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솔로들을 위로하더니, 크리스마스 이틀 전부터 3일간은 길거리 새벽 공연을 기습적으로 벌이며 행인들을 즐겁게 했다.
이어 고양이 캐릭터를 앞세워 데뷔해 신선함을 선사했고, 이어 트럭을 타고 길거리 게릴라 공연을 벌이며 시민들의 퇴근길 피로를 덜어주는 등 기발한 시도로 음악 팬들로부터 화제를 모았었다.
상상밴드는 평균 연령 33세, 연주 경력 10년의 신인 아닌 신인밴드.
리더 쇼기(본명 공인석)는 하드코어 록 밴드 닥터코어911 베이시스트 출신으로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에도 참여했다. 강현민 신해철 싸이 등의 공연에 연주자로 활동했고 이번 앨범의 전곡을 작곡하며 프로듀서의 역량까지 보여줬다.
보컬을 맡은 베니(본명 배은희)는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한 동요작곡가 출신으로 가수 지망생들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약하며 오랫동안 인디밴드에서 활동했다. 작은 체구와 귀여운 용모의 베니는 여자아이의 웃음소리부터 굵은 로커의 음색, 성숙미 넘치는 깊은 목소리까지 다양한 목소리를 낸다.
기타의 무크(본명 곽경묵)는 박완규 강현민 어어부밴드 등의 라이브 세션 등 앨범 및 공연 세션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며, 드럼의 정상(본명 정상현)은 미국 LA에서 유학한 실력파 연주자로 강현민, 황신혜밴드 일본투어, 김창완, 싸이 등의 공연과 앨범 녹음에 참여했다.
상상밴드의 첫 앨범 'The First Imagination' 타이틀곡은 밤이 되면 시작되는 백수의 하루를 즐겁게 그린 ‘훌라훌라’. 기존 록보다 훨씬 리듬감 넘치는 비트를 가진 독특한 곡이다. 두 번째 트랙 ‘버림’은 앨범 발표 이전부터 음악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에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를 모은 곡이다. 영화 007 테마곡을 연상하는 격발소리와 비장한 연주가 인상적이다.
‘미이라’는 ‘내 사랑은 끝나서 죽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내 가슴속에 영원히 미이라처럼 살아 있다’는 내용의 애절한 발라드이며, ‘단비’는 강동원이 주연한 영화 ‘늑대의 유혹’에 먼저 발표한 곡이다.
6번 트랙 ‘피너츠 송’은 베니가 작은 체구의 본인을 스스로 표현한 심플하면서도 귀여운 노래다. 이밖에 몽환적인 발라드 넘버 ‘Rainbow’, 닥터코어911의 흔적이 느껴지는 ‘Thank U’ 등 모두 12트랙이 상상밴드의 데뷔앨범에 수록됐다.
“우리만의 색깔을 가진 팀으로, 다른 사람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누구와 비교되지 않는 팀이고 싶어요. 실제로 우리 음악은 기존에 있던 음악이 아니며, 누구를 비유해서 설명되지 않는 팀입니다.”
<사진=구혜정 기자 photonin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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