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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거나 공감하거나'..가요계 히트가사 코드3

발행:
박영웅 기자
걸그룹 에프엑스
걸그룹 에프엑스


가요계에 연일 쏟아지는 신곡 속에서 공감어린 노래들이 대중의 선택을 받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살린 노랫말로 심경을 고백하는가 하면, 디테일한 상황묘사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화려한 미사여구도 필요 없다. 대중과 소통하는 솔직한 노래들이 주목받고 있다.


물론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KBS 2TV '불후의 명곡2' 등 음악과 함께 마음을 울리는 노랫말이 부각되면서 가사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진 결과다. 형식도 파괴된다. 4행시로 작법의 변화를 줬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코드'도 여전히 히트곡을 관통하는 노랫말 중 하나다.


최근 달라진 가요계 풍경을 보여주는 3곡의 노랫말을 짚어봤다.


◆ 신조어·4행시..형식파괴한 신세대 공략법


개성 넘치는 노랫말로 신세대의 사랑방식을 표현해 온 걸그룹 에프엑스(f(x))의 노랫말은 '신선함'이다. 젊은이들의 새로운 사랑공식을 새로운 혈액형에 빗대어 '누 예삐오'(NU ABO)라 칭하더니, 이번엔 짜릿한 연애를 '전기충격'에 비유했다. 장르와도 묘하게 어울리는 신곡 제목은 '일렉트릭 쇼크'다.


뜻을 알 수 없는 외계어와 같은 독특한 노랫말을 선보여 온 에프엑스의 신곡에는 숨겨진 4행시가 있다. '전기충격', 네 글자에 맞춰 사랑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내린 것. 노랫말에 끊임없이 신조어를 쏟아낸 에프엑스표 작법으로, 여전히 특이한 가사로 노래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노래 제목이기도 한 '전기충격'으로 4행시를 지은 '(전) 전류들이 몸을 타고 흘러 다녀', '(기) 기절할 듯 아슬아슬 찌릿찌릿', '(충) 충분해 네 사랑이 과분해', '(격) 격하게 날 아끼는 거 다 알아'라는 가사가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늘 새로운 걸 좇는 젊은이들의 코드를 적극 반영한 결과다.


◆ 현대판 '사랑과 우정사이'..사랑법도 변한다


다이나믹듀오 최자와 슈프림팀의 쌈디가 합을 이뤄 공감어린 신곡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실력파 힙합 프로듀서 프라이머리의 새 음반을 통해서다.


프라이머리의 '메신저 프로젝트' 시리즈로 만난 최자와 쌈디는 이번에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남자의 심리를 겨냥했다. 90년대 히트한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의 현대 해석판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1992년 발표된 피노키오의 원곡이 '사랑도 아닌, 그렇게 친구도 아닌 어색한 사이가 싫어져 나는 떠나리'라고 했다면, 프라이머리의 '입장정리'의 상황은 정반대다. 최자와 쌈디는 '고백한 다음에 거절당해도 우린 계속 친구야'라며 관계를 쿨하게 유지한다.


20년 차를 두고 변화된 사랑과 우정에 대한 인식 변화로, 곡 후반부에 나오는 쌈디의 랩 파트를 보면 변화된 요즘 세대의 연애관을 알 수 있다. '천천히 생각해도 돼 / 대신 좋은 쪽으로만 / 그런데 아니다 싶음 빨리 말해줘 / 혹시나 안 돼도 넌 still a friend of mine'이라고 쌈디는 노래했다.


결국 시대를 뛰어넘는 주제 '사랑'과 '우정'을 노래했지만 과거와 현시대를 넘나드는 소제를 현 시대에 맞게 재해석 한 게 이번 프라이머리 '입장정리'의 가장 큰 특징인 셈이다.


슈프림팀 쌈디(왼쪽)와 다이나믹듀오 최자


◆ '없어 보이면 어때?' 웃겨야 산다..'개그코드'


음원차트를 강타한 개그맨 정형돈과 래퍼 데프콘은 독특한 개그 코드로 가요계에 활력을 주고 있다. 이들이 주목한 음악 속 흥행 요소는 가사의 'B급 감성'. 갱스터 힙합이란 무거운 틀 안에서 자신을 내려놓은 '루저 마인드'로 무장, 가요 팬들에 듣는 재미를 주고 있다.


두 사람의 타이틀곡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는 갱스터 힙합 곡인 만큼 공감을 주는 노랫말이 인상적이다. '새벽 문자소리도 이젠 듣지마 / 혹시 우리 오빠 아닐까 하겠지만 / 김미영 팀장이니까 듣지마 / 오빠 잘 지내 음성메시지도 듣지마 / 혹시 그 여자가 아닐까 하겠지만 / 김미영 팀장이니까 듣지마'.


바로 '김미영 팀장'은 대출 스팸문자를 받아온 이들에겐 친숙한 이름. 작사를 맡은 정형돈은 '스팸문자의 여왕'을 노래에 등장시켜 재미를 줬다. 배경은 남녀가 헤어진 상황. 이별 후 새벽 문자 소리에 깼다면, 그녀 메시지가 아니라 바로 스팸문자 발신자인 '김미영 팀장'이라서 허무함을 주는 식으로, 정형돈은 재치있는 가사로 듣는 재미를 더했다.


'안 좋을 때 들으면 더 안 좋은 노래'란 제목답게 전체적인 가사내용은 '루저 마인드'를 담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를 했다가도, 결코 기대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란 얘기다. 피식 웃음이 터져나오는 노랫말이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가사다.


특이하거나, 공감하거나 풍성해진 장르만큼이나 노랫말도 다양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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