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력파 보컬리스트 박효신이 이달 말 단독 공연을 통해 컴백에 본격 시동을 건다. 아직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않았던 지난 2000년 1월 데뷔 앨범을 발표, 타이틀곡 '바보'로 가창력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단숨에 인기까지 얻은 박효신. 이후 10년 간 개성 있는 R&B 창법을 앞세워 여러 히트곡을 냈고, 공연에 보다 집중하며 가요계에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고히 다졌다.
지난 2010년 현역으로 입대, 2년여의 군 생활을 마치고 올 9월 말 제대한 박효신은오는 28, 29일 이틀 간 국내 최대 공연장 중 한 곳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박효신은 지난 10월 중순 열린 가수들의 합동 콘서트 '2012 시월에'에 나서긴 했지만, 전역 후 단독 공연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말 콘서트가 박효신과 그의 팬들에는 재출발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 있는 자리로 다가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군 생활을 마친 뒤 한층 밝아진 박효신으로부터 지난 2년여와 향후 계획 등을 직접 들어봤다. 박효신이 제대 뒤 언론과 인터뷰를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랜만이다. 이제 전역한 지 벌써 두 달이 넘었다. 군 생활은 어땠나.
▶훈련소 생활을 마친 뒤에는 국방홍보원에서 군생활을 했고 올 9월24일 전역했다. 군생활은 무척 좋았다. 남자는 군대를 갔다 와야 된다는 말을 제대로 느꼈다. 물론 오랜만의 단체 생활이기도 하고 훈련소 때는 너무 추워 처음에는 힘들었다. 또 제가 처음 투입된 행사에는 대통령까지 오셔서 너무 긴장했다. 이 행사에서 저는 노래를 끝까지 다 부르지 못했다. 제가 '널 사랑한다' 1절을 부르는 동안 공식 행사가 끝났고, 장교 분이 더 이상 노래를 안 불러도 된다며 그냥 들어가라고 했다.
입대 전 가수로서 그런 경험을 겪지 못했기에 나름대로 큰 충격을 받았고 일주일 간 앓으며 울기도 했다. 하지만 이 때 '나는 군인인데 아직도 가수란 생각을 갖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이후 철저히 군인 마인드로 바꿨다. 그랬더니 그 뒤로는 모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
-군생활 중 가장 크게 얻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군대 가기 전날까지 겉으로는 의연한 척 했지만 사실 힘든 상황에서 군대에 갔다. 저와 관련한 소송이 끝나지 않은 상황이었고 어머님도 모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자만 막상 군대에 가니 오히려 군생활이 힘이 됐다. 다른 생각 않고 주어진 일에만 최선을 다하면 돼서다. 이동건 이동욱 이진욱 다이나믹듀오 이준기 붐 유건 등 홍보지원대 전우들이 큰 도움이 됐음은 물론이다.
전우들과 매일 한 내무반에서 같이 자고 이야기하면서 입대 전 제가 너무 일에만 몰두하고 사람 만나는 일 등에는 소홀하는 등 닫혀 있었다는 깨달았다. 조금은 잘못살았구나란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일 외에도 중요한 일이 있었는데 인생을 몰랐던 것 같다. 군대 때도 그렇고 제대 이후에도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이유다. 제대 이후 한동안은 정들었던 보금자리를 떠났구나란 생각에 외롭기도 했다.
-전역 후에도 군대 동료들을 만나나.
▶요즘도 일을 할 때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군대 동료들과도 시간 나는 대로 본다.지금도 홍보지원대 때 있었던 일들은 다 기억한다. 홍보지원대는 계급에 충실하면서도 서로에 대한 존중도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가족을 얻은 셈이다. 동료들이 나오는 대로 같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힘든 일 있을 때 서로 위로 해준다.
선임이었던 붐이 '강심장'에서 제 흉내를 내며 군가를 R&B창법으로 부르는 것을 봤는데 사실 고마웠다. 사람들이 한 번 더 저를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 '오버'는 했다. 언젠가 기회가 있으면 꼭 한 번 저를 흉내내는 붐의 모창을 해줄 것이다. 참, 역시 선임이었으며 군인정신이 투철했던 (이)준기와 술 한잔 마실 때 준기가 '형, 선임이어서 미안했어'하며 장난으로 무릎을 꿇기도 했다. 하하. 준기 역시 고마운 사람 중 한 명이다. (이)동건이형 및 제 바로 밑 후임이었으며 얼마 전 제대한 (유)건이도 이젠 제게는 너무 소중한 사람이 됐다.
- 이제 곧 단독 공연인데 컴백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지금은 없다. 군대 가기 전에는 앨범 하나 낼 때마다 걱정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가 해야 될 일과 서야 될 자리가 오히려 잘 보여서 그런지 큰 걱정은 없다. 참, 군대에 있으면 여러 공연을 하다 보니 해외팬들도 더 많이 생겼다. 하하.
-연말 단독 콘서트는 어떻게 꾸밀 계획인가.
▶제게는 리허설의 개념도 있었던 '2012 시월에' 공연 때 팬들과 재밌게 놀고 즐겼던 게 너무 좋았다. 오는 28, 29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가질 단독 콘서트 때도 팬들과 즐기고 싶다.
공연 제목 '워 이즈 오버'다. '워'는 전쟁을 의미한다기 보다는 사람들의 삶의 고단함과 아픔, 상처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제 음악으로 관객들을 위로했으면 하는 마음에 콘서트 제목을 정했다. 물론 저도 관객들을 보며 위로 받고 싶다. 군 제대 후 첫 콘서트라 여러 가지를 보여드려야 하니까 부담도 있지만 이전 공연과는 확연히 다를 것이기 때문에 나름 기대도 된다. 휴머니즘에 보다 초점을 둔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다.
-새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나.
▶내년 봄께로 생각하고 있다. 그 간 늘 가을과 겨울에 음반을 냈는데 이번에는 봄에 발표하려고 마음먹은 이유가 있다. 2년 군 생활 하며 느꼈던 것도 담길 것이고 장르 및 메시지적으로 다양해질 것이다. 사랑 이야기 뿐 아닌 다른 이야기도 하고 싶다. 다음 앨범은 충격적인 것이며 현재 비밀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다음 앨범 생각만 하면 기분이 좋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제 앨범을 함께 준비할 (정)재일(긱스)이와 함께 영감을 받기 위해 오지를 갈 것이다.
-최근 전 소속사와 관련, 일반회생을 신청했고 일단 법원에서 일반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는데.
▶이번 소식을 듣고 팬 여러분들도 걱정을 많이 하셨을 텐데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프다. 제 팬이 돼서 다른 가수의 팬이라면 안 들어도 될 소식도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제가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팬들에 보여 드려야 되는 이유다.
팬들에 제가 거짓된 삶을 살지 않았다는 보여드리고,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 파산이 아닌 회생을 신청했다. 죽을 때까지 갚는 상황이 있더라고 제게는 음악을 계속하는 게 중요하다. 주위에서 파산을 권유했지만 그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도 이 이유 때문이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벌면서 갚아나가며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 절대 회피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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