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 그룹 트와이스(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가 때아닌 정치색 논란에 휩싸여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이 논란에 해당 장면을 방송한 MBC의 책임은 쏙 빠져있다.
문제가 된 방송은 지난해 11월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 트와이스의 외국인 멤버 미사모쯔(미나, 사나, 모모, 쯔위) 출연 분이다. 팀 내 대만인 멤버인 쯔위가 당시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흔든 것이 화근이 됐다.
본 방송은 쯔위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 측의 요청으로 편집됐으나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실시간으로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언뜻 대만인인 쯔위가 대만 국기를 흔드는 것이 문제 될 게 없어 보이지만, 대만과 중국의 특수한 양안 관계를 감안하면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이다.
쯔위가 든 '청천백일기'는 대만이 독립 국가임을 상징한다. 이는 '하나의 중국'(대만은 중국 영토이다) 정책을 견지하는 중국의 입장과 배치되기 때문에 일부 중국인들은 이러한 정치적 성향을 가진 연예인이 중국에서 활동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걸 그룹 에이핑크(박초롱 윤보미 정은지 손나은 김남주 오하영)의 정은지도 신인 시절 깃발을 잘못 들었다가 황당한 일을 당했다. 지난 2011년 '제3회 추석특집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 공개 녹화에서 북한 국기 '인공기'를 손에 들어 일부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은 것.
당시 정은지는 "잘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화제가 됐다면 괜한 오해를 살 위험이 컸다. 제작진이 준비한 소품을 무심코 들었다가 민감한 정치적 논란에 희생양이 될 뻔했다.
16세 소녀인 쯔위 역시 자기 나라 국기를 흔드는 것이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될 것이라고 제대로 알았을 리 만무하다. JYP 측도 "미성년자인 쯔위가 자신의 정치적인 관점을 형성하기 부족하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대만 국기를 소품으로 건넨 '마이 리틀 텔레비전' 제작진의 부주의에 적지 않은 책임이 있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인터넷 방송 시장을 끌어 들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 하지만 편집과정 없이 진행되는 인터넷 방송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미사모쯔가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한다며 '쎄쎄쎄'를 했던 장면 역시 일각에서는 일제 강점기 때 들어온 문화라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쯔위가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고자 의도적으로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고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쯔위가 정치적 희생양이 되어 비난을 감수하고 있는 사이 제작진은 이렇다 할 사과 한 마디 없다는 점이다.
언제나 그랬듯, 제작진의 부주의에서 비롯된 일이지만 책임은 연예인의 몫이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