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은 일들이 있었죠."
2일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가수 서인영(34)을 만났다. 신곡 '눈을 감아요' 발표와 함께 가수로서 2년 만에 활동을 재개한 서인영은 그간의 공백,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일들에 대해 가감 없이 심정을 털어놓았다. 서인영의 표정과 말투는 덤덤했고, 한결 차분해 보였다.
-정말 오랜만입니다. 컴백 활동을 재개하는 소감이 어떠신가요.
▶항상 앨범 나올 때마다 새로운 마음이지만 특히나 제게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그런가 저도 그렇고 음악도 보컬도 그렇고 가사를 바라보는 시각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등이 새롭게 느껴지고 뭔가 설레기도 해요.
-인터뷰에 직접 나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사실 좀 놀라기도 했습니다.
▶저도 부담이었죠. 예전보다 안 조심스럽다면 거짓말이었고요. 그래도 제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았고 여기서 뭔가 착한 콘셉트를 떨고 싶지 않았어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하고 1년 넘게 제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반성도 하고 고민도 했어요.
-이번에 발표한 신곡이 애절한 발라드 곡이에요. 어떤 곡인지 직접 말씀해주세요.
▶'눈을 감아요'라는 곡인데요. 이 노래는 정말 담담하게, 담백하게 불렀어요. 장르는 미디엄 템포의 그루브도 있는 발라드이고요. 이전과는 또 다른 느낌이 담겼죠. 초반에는 기타 사운드에 제 목소리만 얹었고 마치 편지를 읽듯이, 누군가에게 말하듯이 불렀어요. 후렴 부분은 모든 분들이 멜로디를 기억할 수 있게끔 대중적인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주위에도 많이 물어보면서 모두에게 위로가 되고, 저도 이 노래로 위로를 받는 곡이 되길 원했어요.
-팬 분들이 이 곡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였으면 좋겠는지 궁금해요.
▶사실 이번 곡 준비를 오랜 기간 한 게 아니다 보니 팬들이 어떤 반응을 해주실 지에 대한 궁금증도 있어요. 작업을 하면서 처음에는 멜로디가 예뻐서 제 목소리와 어울릴 수 있을 지에 대한 생각도 들었어요. 다행히도 일단 주위 분들이 "노래가 좋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요.
-가수로는 공백 기간이 2년 정도 돼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네. '너에게 안겨' 이후 2년 만이네요. 그 노래도 참 밝은 곡이었죠. 생각해보니 제가 더울 때 발라드 곡을 자주 냈네요. 하하. 공백 기간 동안 이렇게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지냈던 게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 전에는 계속 앞만 보고 달렸거든요. 신곡을 발표하면 예능 프로그램은 항상 했었어요. 사실 ('님과 함께' 하차 논란이 있기 전에) 쉬어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그 일이 벌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휴식기도 갖게 됐고 진지하게 많이 생각도 하게 됐어요. 여러모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해요. 정말 집에서 아무 것도 안 하고 침대에서 자책만 했던 게 떠올라요.
-공백 기간 동안 여러 감정이 느껴지셨을 법도 해요.
▶네, 그럼요. 몸도 아팠죠. 신경성 대상포진도 걸렸고 장염이랑 위염도 걸렸어요. 연예계 생활을 어린 나이 때부터 하면서 여러 감정을 겪었었지만 이번 공백 때는 그때와는 또 다른 감정이 들었던 것 같아요.
-소속사 계약을 소리바다와 체결했어요.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자연스럽게 계약에 이르렀어요. 아는 지인을 통해서 연결이 돼서 인연을 맺었어요. 사실 이전에 연기자 기획사와도 연결이 닿긴 했는데 가지 않았죠. 제가 사실 전문 연기자도 아니기도 했고 연기보다 노래를 더 좋아하기도 했고요.
-JTBC '님과 함께' 하차 당시 대처가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심경이 듣고 싶어요.
▶하차 논란이 있고 나서 그때 제작진하고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느 정도 정리를 한 상태였어요. 그 와중에 (욕설 논란) 영상이 공개됐던 터라 당연히 영상을 보는 입장에서는 놀랄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솔직히 저도 바로 제 입장을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순간 제가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변명밖에 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당연히 이 일로 모두에게 죄송했어요.
-이 일로 크라운제이 씨도 여러모로 많이 안타까워하셨어요.
▶크라운제이 오빠와는 워낙 오래 알고 지낸 사이고 눈만 봐도 아는 사이였으니까요. 좋은 마음을 갖고 오빠만을 생각했고 오빠도 제게 프로그램 안에서 도움도 많이 주셨어요. '님과 함께' 출연을 할 때도 2번째로 함께 하는 리얼 프로그램이었는데 둘 다 나이도 있고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 이후 시간도 많이 지나서 만약에 프로그램 속 감정이 예전 같지 않으면 프로그램 출연을 그만 둬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어요. (거짓 감정으로) 시청자를 속이면 안 되잖아요. 사실 논란이 있기 전에 프로그램에서 하차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었죠. 그런데 제 잘못으로 인해 마무리가 돼서 너무 죄송했죠.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이하 '슈가맨2')로 방송에 오랜만에 출연하셨어요.
▶녹화 2주 전에 (박)정아 언니에게 연락을 받고 출연하게 됐어요. 정아 언니랑은 지금까지도 연락도 자주 할 정도로 가까워요. 그리고 '슈가맨2'는 사실 오래전에 출연과 관련해서 제작진과 약속한 것도 있기도 했어요.
-출연하면서 쥬얼리 멤버들이 옆에서 많이 힘이 돼주던가요.
▶솔직히 '슈가맨2' 녹화 당시 과거 일에 대한 마음 정리가 다 안 된 상태였어요. 그래서 그저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상대편 슈가맨으로 누가 출연했는지도 모른 상태에서 원투 오빠들을 마주하게 됐고 갑작스럽게 같이 노래도 불렀었어요. 그만큼 녹화 때 스스로 정신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정아 언니가 옆에서 많은 힘이 돼줬어요.
-'슈가맨2' 출연 자체가 부담이 되진 않았는지요.
▶부담이 됐죠. 스스로 출연을 해도 되는 지에 대한 생각을 했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정아 언니가 옆에서 긍정적으로 조언을 해주셨어요. "네가 평생 노래를 안 할 것도 아니고 이번 출연도 쥬얼리로 출연하는 데 네가 이 자리에 없는 것도 말이 안 된다"라고요. 너무 감사했어요.
-악성 댓글도 큰 부담이 될 것 같은데요.
▶이번에 활동을 재개하면서 제 기사에 대한 댓글도 봤어요. 다 제가 예상했던 내용이었어요. 제 신곡이 나왔다고 저에 대한 시선이나 분위기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는 생각했고요. 사실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했을 때도 항상 저에 대한 호불호는 뚜렷했어요. 그때 나름대로 적응도 됐었고요. 물론 이번 일로 저를 안 좋게 보는 것 역시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로도 응원의 글들이 많이 왔어요. 안 보이는 곳에서 제게 응원을 해주세요. 대부분 '잘 하는 것(노래)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어떤 분들은 '노래나 하길', '좀 더 성숙해졌으면 좋겠다' 이렇게도 왔어요. 하하. 전 오히려 이 말에 더 힘이 돼요. 지금은 정말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셨어요. 무대는 잘 소화하셨나요.
▶'불후의 명곡' 출연은 아마 '마법의 성' 무대 이후는 거의 3년 정도 된 것 같은데요. 이번에도 잘하긴 했지만 항상 아쉬움은 남는 것 같아요.
-컴백을 앞두고 버스킹 공연도 하셨어요.
▶버스킹은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거였어요. 유희열 선배님도 제가 버스킹 무대에 섰다고 하니까 '서인영의 이미지와는 안 어울리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수로 활동하면서 직접 대중과 소통을 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는데 버스킹 무대에 서면서 대중과 소통을 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알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행보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도 함께 전해주세요.
▶'눈을 감아요' 발표 이후에도 앞으로 제 목소리를 많이 들려드릴 시간 가질 생각이에요. 이후에도 좋은 자리가 있으면 찾아뵙고 싶어요. 그동안 제게 많은 일들 있었지만 앞으로도 그때를 잊지 않고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면서 노력하겠습니다. 예쁘게 봐주세요. 저는 안 예뻐해 주셔도 되는데 제 목소리만큼은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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