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이 17년 만의 한국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오는 11일 대법원의 최종 판결에 그 운명이 달려 있다.
대법원 특별3부는 오는 11일 대법원 2호 법정에서 유승준에 대한 상고심 재판 선고기일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상고심은 지난 2017년 3월 14일 처음 접수된 이후 2017년 7월 심리불속행기간도과 등을 거쳐 지난 3월 재판부의 법리 검토가 이어지며 선고 날짜가 가까워졌음을 알렸고 결국 사건 접수 2년 4개월 만에 최종 선고 날짜를 확정하게 됐다.
여기서 심리불속행기간 도과란 심리 불속행 기간이 지났지만 재판을 기각하지 않고 심리를 이어간다는 뜻을 의미한다.
유승준은 입대를 앞둔 지난 2002년 초 미국 시민권을 취득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유승준은 병무청과 법무부에 의해 출입국 관리법 11조에 의거 입국금지 조치를 당했다.
1997년 한국에서 가수로 데뷔, '가위', '나나나' 등으로 다수의 히트곡 발매와 예능에서의 활약 등으로 당대 인기 톱 가수로 군림했던 유승준은 입대를 앞두고 "꼭 입대해 대한민국 남자로서 의무를 다하겠다"고 밝힌 이후 2002년 입대를 3개월 여 앞둔 시점에서 일본 공연을 마친 뒤 미국으로 떠나 시민권을 취득하면서 거센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출입국 관리법 11조(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는 사람에 대해 입국 금지조치를 내릴 수 있다)에 의거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유승준은 지난 2015년 10월 자신의 한국 입국 조치가 부당하다며 주 로스앤젤레스 총 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사증발급 거부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약 1년 동안 진행된 끝에 2016년 9월 1심 판결에서 원고 패소 선고로 마무리되며 시선을 모았다.
유승준은 이에 굴하지 않고 2016년 10월 항소장을 제출,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에 돌입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고 유승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의 선고는 2017년 2월 결정됐다.
유승준은 다시 법원으로 향했다. 유승준은 2017년 3월 대법원을 향해 한국행을 허락해달라고 다시 요청했다. 유승준이 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다.
유승준은 담당 변호인을 통해 "재판부의 해석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추가 증거 자료를 제출하겠다. 해외에 거주 중인 유승준의 입장을 영상을 통해 재판부에 추가로 제출하겠다"고도 전하는 등 한국 입국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유승준은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한국행에 대한 심경을 전하는 여러 행보로 다시금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유승준은 2015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전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심경을 직접 고백하고 고개를 숙였다.
유승준은 무릎까지 꿇고 대중에 사과하며 "병무청과 출입국관리국, 그리고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허탈하고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죄하려고 이렇게 나왔다. 12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군대에 갔을 것이다. 내가 잘못한 건데도 억울한 부분이 있었고 생각이 바뀌어서 국적 회복을 위해 군 입대를 알아봤지만 무산됐다"라고 털어놓았다.
또한 유승준은 "5년 동안 중국에서 영화 14편과 60부작 드라마 등을 찍었다. 돈이 많다고 하는 것도 웃기지만 돈 때문에 한국에 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아이들과 떳떳하게 한국 땅을 밟고 싶다"면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유승준은 첫 인터뷰 이후에도 여전히 싸늘해진 여론에 다시 정면돌파, 2차 인터뷰까지 감행했지만 오히려 방송 당시 스태프의 대화가 여과 없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욕설 의혹까지 번지며 진실성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승준은 중국에서 행보를 이어가며 깜짝 싱글도 발매하는가 하면 자신을 지지하는 팬들에게 꾸준히 SNS로 인사를 전하고 "그 누구나 실수합니다. 인생에는 연습이 없습니다. 말처럼 쉽지 않은거 압니다. 하지만 마음에서 지면 모든것을 잃어버립니다. 강하게 마음을 그 믿음을 지키십시오"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도 전하며 한국행에 대한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내비쳤다.
대법원이 과연 유승준의 한국행을 허락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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