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어게인'에서 매력적인 목소리로 마음을 사로잡았던 가수 71호 우지원. 당시 '찐 무명조'에 속할 만큼 무명 중의 무명이었던 우지원은 이제 자신의 이름 세 글자를 내걸고 솔로 가수로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솔로 데뷔곡 'Heroine'(히로인)에 담은 "내 인생은 주인공은 나"라는 메시지는 우지원이 보여주는 당찬 첫 발이다.
2014년부터 여성 듀오 헤일로 데뷔한 우지원은 지난해 JTBC '싱어게인'에 도전장을 내밀며 "나는 18장의 앨범을 낸 25세 가수다"라고 소개했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없다면 불가능한 이야기지만, 우지원은 "18개의 앨범을 냈다는 게 부끄러울 때가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대해 우지원은 "인디 가수들에게 앨범을 내는 건 '나 살아있다, 그러니 나를 기억해달라'와 같은 의미다. 큰 흥행을 기대하지 않고 계속 앨범을 냈다. 그렇지만 앨범은 쌓이는데 그만큼 내공은 쌓이기 쉽지 않았다. 그에 걸맞은 모습을 못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에 스스로 부끄러웠다. 하지만 '싱어게인'에 나가고 누군가는 알아봐 줬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싱어게인'은 자신감을 얻은 우지원은 스스로에게 확신이 생긴 모습이었다. 그는 "헤일을 하면서 점점 욕심을 내려놓게 됐는데, '싱어게인'과 솔로 앨범을 준비하며 달라졌다. '내가 이것도 할 수 있네', '이건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하면 되네'라는 마음으로 많이 배우는 중이다. 제 스펙트럼이 넓어진 걸 느껴서 자신감이 붙고 있다"고 했다.
그런 우지원이 18일 발표한 'Heroine'(히로인)은 청량한 느낌과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우지원의 유니크한 목소리가 어우러진 곡이다. 헤일로 활동했을 당시 어쿠스틱한 느낌과는 상반되는 분위기다. 이 곡은 우지원이 '싱어게인'에 출연하며 느꼈던 감정과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해 노래했다.
"내 인생에서 도대체 누가 주인공인가 싶었어요. 그동안 눈치를 너무 많이 보고 살았거든요. 헤일 활동 때도 계속 앨범을 내려면 팬들이 뭘 좋아할지, 내 어떤 모습이 영상에 담겼을 때 조회수가 높은지. 그런 것들을 따지느라 방향성을 정할 때 내가 아닌 타인의 시선으로 했어요. 곡 도입부 가사가 '뭐라고 할까? 거울 속의 나.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은 아일 보는 느낌'인데, 그게 음악을 하며 제가 살아왔던 모습이었어요."
당초 지난해 겨울 발표 예정이었던 솔로 앨범은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계획이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싱어게인'까지 출연하며 고민의 시간이 길어진 우지원은 음악적 방향성에 많은 고민을 했고, 소속사 유니크튠즈 대표와 상의 끝에 "헤일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댄스 일렉트로닉 장르는 처음이에요. 하던 걸 또 보여주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어요. '나 그렇게 작은 사람이 아니고 이런 것도 할 수 있어'가 이번 앨범을 내며 먹은 마음가짐이에요. 이번 앨범으로 큰 흥행을 기대하진 않는데, 이런 가수가 있다는 걸 강렬하게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간 무대에 설 기회가 적었던 우지원은 자신을 "녹음 부스에서만 자란 사람"이라고 말했던 바. 이제야 '싱어게인'으로 얼굴을 알렸지만, 안타깝게 코로나19로 공연을 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우지원은 아쉬워하기보다는 자신을 더 단련할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는 "지금이 훈련할 때라고 생각한다. 더 좋은 무대를 위해서 디테일한 연습들을 지금 해놓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며 한결 단단해진 모습을 보였다.
다만 우지원은 무대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각종 콘텐츠도 준비했다. 구독자 353만 댄스 유튜브 채널 'ARTBEAT'와 컬래버레이션 영상, '히로인'의 어쿠스틱 버전', 로큰롤라디오 김진규와 함께 선보일 밴드 버전 등이다. 특히 어쿠스틱 버전에 대해서는 "헤일을 좋아해 준 팬들이 기대했을 것 같아서 원래의 옷을 입어봤다"고 설명했다.
이번 활동 목표를 묻자 "우지원 하면 농구선수 우지원님 보다 제가 생각났으면 좋겠다"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는 "검색 지분의 반만 나눠주셨으면 좋겠다"면서도 "농구선수 우지원 님과 컬래버레이션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우지원은 "홍대 앞 작은 카페에서 공연할 때부터 저를 좋아해 주신 팬분들이 계신다. 그런 분들에게 '내 가수가 이런 가수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여러 매체를 통해 다양한 활동도 계획 중이다. 우지원은 "라디오도 나가고, 모 플랫폼에서 진행하는 공연도 나간다. OST도 곧 참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날아다닐 거다. 여유가 조금 생겼다"는 우지원의 본격적인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다.
"인디씬에서 활동하다 보면 점점 소극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어쩔 수 없는 환경이기도 하고요. 인디씬뿐만이 아니라 세상에 경쟁이 치열한데, 그 안에서 다들 발버둥 치는 저 같은 청년들이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경쟁이 삶의 목표가 아니라, 내가 제일 나다운 게 가장 큰 삶의 목표라고 전하고 싶어요."
공미나 기자 mnxoxo@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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