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가수'로 불리며 국내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김건모가 결국 자신의 성폭행 관련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2019년 의혹이 제기된 이후 약 3년 만이다.
서울고등법원 제30형사부는 지난 4일 여성 A씨가 김건모를 상대로 제기한 성폭행 혐의에 대한 재정신청을 기각하고 "A씨는 김건모를 강간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사는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 사건 기록과 신청인이 제출한 모든 자료를 살펴보면 불기소 처분은 정당하며 달리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라고 전했다.
이 사건의 시작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용석 변호사가 운영했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당시 "A씨가 2016년 8월께 서울 논현동 모 유흥주점에서 김건모를 만났고, 김건모가 A씨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혹 제기는 김건모의 결혼 전제 열애 소식이 나온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등장했기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김건모는 즉각 해당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A씨가 결국 강용석 변호사를 통해 김건모를 강간 혐의로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 6시간 가량 조사를 받아야 했다. 김건모는 "A씨가 누군지도 모른다"고 강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이는 등 강경한 입장을 고수한 가운데 당시 출연하고 있었던 SBS '미운 우리 새끼' 하차와 데뷔 25주년 콘서트 전면 취소 등 연예계 은퇴나 다름없는 수순을 밟게 됐다.
김건모는 이와 함께 결혼 생활도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결혼 전제 열애 소식이 알려진 이후 2019년 13세 연하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장지연과 혼인신고도 했지만 송사에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면서 결국 결혼식도 올리지 못하고 파경을 맞이하게 된 것이었다. 혼인신고 2년 8개월 만의 일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1년 정도 진지한 만남을 가진 끝에 13살 나이 차이를 딛고 부부가 되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장지연의 이력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장지연은 유명 작곡가 장욱조의 딸이자 배우 장희웅의 동생이고, 클래식 전공 이후 미국 버클리 음대에서 실용음악을 공부했다. 장지연은 2011년에는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장지연은 2019년 12월 방송됐던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김건모의 프러포즈를 받고 감동을 받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장지연 아버지이자 김건모의 예비 장인이 됐던 장욱조도 당시 2020년 1월 한 교회에서의 비공개 결혼식을 앞둔 시점에서 "귀여운 후배 가수이자 온 국민이 좋아하는 가수인 김건모가 내 사위가 됐다. 사실 딸이 김건모와 나이 차이도 있어서 고민이 되기도 했지만 (장)지연이가 나이 차이도 안 따지고 김건모의 정직하고 진실한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고 내게 이야기를 해줬다. 그래서 나 역시 흔쾌히 두 사람의 결혼을 허락하게 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수사 결과는 혐의없음이었다. 검찰은 2021년 11월 김건모의 성폭행 의혹에 대해 검찰시민의원회 의결을 거쳐 불기소 처분을 내리고 약 2년 간의 수사에 마침표를 이미 한 차례 찍었었다.
김건모는 자타가 공인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가수. 서울예대 국악과 졸업 이후 1992년 1집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로 데뷔, 남다른 보컬 음색과 음악성 등을 바탕으로 다수의 가요 시상식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김건모는 '핑계'를 비롯해 '잘못된 만남', '스피드', '첫인상', '아름다운 이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다.
성폭행 혐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 김건모의 연예계 복귀는 일단 당장은 쉽지 않더라도 조심스럽게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 잃어버린 3년을 지나 김건모가 언제쯤 팬들에게 다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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