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근 스타뉴스 기자] 일본이 자랑하는 유명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사카모토 류이치가 직장암 투병 끝에 향년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이후 국내 주요 인기 아티스트들의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일 스포니치 등 일본 주요 언론에 따르면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3월 28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이후 소속사 캡도 사카모토 류이치 공식 사이트를 통해 "2023년 3월 28일 예술가이자 음악가인 사카모토 류이치의 별세를 알리게 돼 깊은 슬픔을 느낀다. 사카모토의 팬들, 사카모토의 활동을 지지해준 모든 사람, 그를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일본과 미국의 의료 전문가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고 싶다. 장례식은 사카모토의 강한 바람에 따라 가족상으로 치러졌다"라며 "예술은 길고, 삶은 짧다"라는 문구로 사카모토 류이치가 생전 좋아했던 구절을 덧붙이고 추모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지난 2014년 중인두암을 진단받고 투병 끝에 완치됐으나 2020년 직장암을 진단받고 최근까지 6차례 수술을 받는 등 힘든 투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952년 도쿄 출생인 고인은 도쿄예술대학에 재학하며 스튜디오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고 대학원 졸업 이후였던 1978년부터는 옐로 매직 오케스트라(YMO) 멤버로 활동을 이어갔다. 고인은 1983년 팀 해체를 맞이하고 나서는 영화음악가로 전향하고 활동 폭을 넓혔다.
고인은 1983년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통해 주연과 OST를 맡아 영국 아카데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후 고인은 1988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 영화 '마지막 황제'에서도 OST와 함께 아마카스 역을 맡으며 아시아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제60회 오스카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작업을 이어갔던 고인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새 영화 '몬스터' OST를 맡았고 71세 생일을 맞이했던 지난 1월에는 6년 만의 새 앨범 '12'를 발표했고, 일본 문예지를 통해 '나는 앞으로 몇번의 보름달을 보게 될까'라는 제목의 투병기를 연재하기도 했다. 또한 2022년 12월에는 온라인 피아노 독주회를 통해 1시간 동안 총 13곡을 연주했으며 해당 공연은 미리 녹화된 연주 영상을 편집, 한국을 포함해 일본, 미국, 영국 등 20여개 국가에서 송출됐다.
한국과도 인연이 깊었던 고인은 2017년 영화 '남한산성' 음악감독 활동에 이어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 이력도 있었다.
고인은 2022년 6월에는 유희열이 자신의 작품인 '아쿠아'(Aquq)를 표절했다는 의혹에 대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곡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다. 또한 나의 악곡에 대한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 이후 방탄소년단 슈가, NCT 태용, 정재형, 롤러코스터 조원선 등이 추모 글로 고인을 기억했다.
슈가는 지난 2일 방탄소년단 공식 팬 커뮤니티를 통해 "선생님 머나먼 여행 평안하시길 바랍니다"라는 문구와 "R.I.P SAKAMOTO RYUICHI"라고 덧붙였다. 슈가는 '마지막 황제' OST에 대해 "12세 때 부모님과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고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됐다"라고 밝힌 적이 있었고 고인도 '신초' 2월호 에세이를 통해 슈가를 만났던 일화를 떠올리고 "음악에 진지한 청년"으로 기억하기도 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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