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news

한국이 월드와이드 K컬처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는④ [★창간21]

발행:
수정:
김미화, 한해선, 최혜진 기자
[스타뉴스 21주년 창간기획-월드와이드 K컬처]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더 이상 '두 유 노(Do You Know) 코리아'가 아니다. 이제는 전 세계 사람들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봉준호와 박찬욱을 이야기하고 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세계를 휩쓴 후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브로드웨이의 전유물로 여겼던 토니상 작품상까지 받았다. K컬처는 나아가 K푸드로, K뷰티로 또 K여행으로 지평을 넓히고 있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 이후 '두 유 노 김치?'라는 밈이 생겼다면, 이제는 자신 있게 외국인들에게 물어볼 수 있다. '두 유 라이크 BTS?' 문화 콘텐츠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 K팝, K콘텐츠의 현주소를 짚어보고 한계와 극복 방안까지 고민해본다.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한국의 문화, K팝, K콘텐츠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준 동시에 제작환경이나 플랫폼 등 시스템적인 문제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를 불러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K팝과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확실히 안착했으나, 실질적인 수익과 혜택이 해외 OTT와 유통사에 집중되고 있는 점은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다. 콘텐츠의 중요성만큼, 플랫폼의 영향력이 큰 화두가 된 만큼 K콘텐츠를 제대로 담아낼 토종 OTT 그릇의 성장이 필요해보인다. K팝 역시 늘어난 관심을 수용할만한 대형 공연장의 필요성 등이 대두되고 있다.


플랫폼 뿐 아니라 제작시스템적인 면에서의 변화도 필요하다. 최근 표준근로계약 원칙에 따라 인건비가 오르며 제작비가 대거 상승했고 배우들의 출연료 기준도 높아졌다. 또 K콘텐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드라마 제작 현장이나 K팝 공연을 위한 스타들의 헤메코(헤어, 메이크업, 코디) 등의 인력 부대 비용도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결국 콘텐츠 제작 비용 상승을 불러오고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의 장벽이 된다. K컬처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커지고 있는 만큼 그에 맞는 적절한 구조 조정도 요구된다.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IP 확보, 플랫폼 키우기... 기본부터 차근차근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뒤로 많은 고민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결국은 IP 확보와 플랫폼 키우기라는 기본적인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릭 크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으로 한국도 상징적인 이익을 보고 있지만 결국 이 성공으로 인한 수익 대부분은 넷플릭스, 소니 픽처스 등 해외 시장이 가져갔다. K컬처 속 스토리텔링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우리는 문화 산업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미 수년 전부터 영화와 드라마 유명 제작자들이 모두 넷플릭스 문 앞에 줄 서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왔고, 이는 현실이 됐다. 국내에도 웨이브, 티빙 같은 토종 OTT가 있음에도 이미 '오징어 게임', '폭싹 속았수다' 등 큰 작품이 넷플릭스의 거대자본과 손을 잡고 글로벌 성공을 거뒀기에 후발 주자인 토종 OTT가 선두에 나서는 것이 쉽지 않다. 콘텐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OTT서비스의 영향력에서 이미 너무 큰 차이가 나기에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 넷플릭스 역시 한국 콘텐츠로 큰 재미를 봤기에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서 이어가고 있다.


이에 국내 토종 OTT의 고민도 깊다. 글로벌 진출 전초 단계에 있는 웨이브는 최근 서장호 CJ ENM 콘텐츠유통사업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콘텐츠 다양성 확보 및 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 두 OTT의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티빙과 합병을 앞둔 웨이브 측은 토종OTT의 영향력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웨이브 관계자는 "규모의 경제 실현과 공동투자, 플랫폼 운영 효율화로 국내 OTT시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자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K-OTT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가 K 콘텐츠 흥행을 통해 성과를 가져가는 점은 국내 OTT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동시에 K-콘텐츠의 세계적 영향력을 증명한 사례다"라며 "국내 OTT는 단순 유통이 아닌 기획·투자 단계부터 창작자와 함께 IP를 키워나가며, 아시아 진출과 파트너십 확장을 통해 수익과 가치를 국내로 환원하는 구조를 강화 중이다. 앞으로는 글로벌 OTT와의 협업뿐 아니라, 국내 OTT 연합과 공동 배급 전략을 통해 균형 잡힌 생태계를 만들어 방향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가요계에서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을 주시하고 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K팝 IP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긍정적 사례다. 우리가 만들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런 방식으로라도 해외 진출의 기회를 만들고, 여기서 파생되는 부가 사업들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 사례를 발판 삼아 다음번엔 기획 단계부터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K팝 현업에서는 장기적으로는 한국 제작자와 아티스트들이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가 꼭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을 단순한 아쉬움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한국 업계가 직접 IP를 기획·제작·유통까지 주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만들어진 이미지입니다

제작시스템의 문제, 결국은 '비용'..스타 '헤메코' 가격도 천정부지

글로벌 OTT가 K 콘텐츠에 관심을 가진 것은 독창성과 다양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인 '가성비' 측면도 있다. 할리우드에서 작품을 찍는 것보다 한국에서 기획안을 받아서 투자하고 작품을 촬영하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훨씬 저렴하기에 투자 대비 효율이 높다. '오징어 게임' 시즌1의 경우 당시 넷플릭스가 200억 중반대의 제작비를 투입해 화제를 모았다. 정확한 수익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넷플릭스는 이 투자로 인해 어마어마한 이익을 얻었고 이후 '오징어 게임' 시즌2의 제작비는 1000억을 넘어섰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높은 제작비는 '할리우드 스탠더드'에 비교하면 그렇게 높은 금액이 아니지만, 한국 제작판에서는 쫓아갈 수 없는 투자다. 이처럼 공격적인 투자로 큰 스케일의 작품이 제작되는 기회도 생겼지만, 주연배우들의 출연료가 상승하고 전반적인 제작비도 올랐다.


K팝, K 콘텐츠의 흥행으로 인해 연예인들의 '헤메코' 비용이 최근 천정부지로 상승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들어 엔터 업계에서는 헤메코 비용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엔터 업계 관계자는 "헤메코 비용 상승에서 바람직한 면과 그렇지 않은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전문적인 스타일링은 아이돌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고, 글로벌 경쟁력이 필요한 K팝에서 퀄리티 높은 헤메코 투자는 필수적이다. 수준 높은 기술을 제공하는 전문가들에게 합당한 보상을 지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사진=해당 이미지는 AI로 생성된 이미지입니다

하지만 최근처럼 일괄적으로 비용이 상승하는 흐름은 중소 기획사나 신인 그룹에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헤메코는 인적 자원 중심이다 보니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기도 한다. 톱스타에게는 향후 부수적인 이익을 기대하며 저렴하게 제공하는 반면, 그 인지도를 바탕으로 중소 기획사나 신인에게는 오히려 더 높은 비용을 책정하기도 하는데, 이런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톱스타에게는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대우를, 신인에게는 미래의 투자라는 관점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상한선을 설정하는 것이 업계의 건강한 구조를 만드는 길이다. 활동 규모·아티스트 인지도·작업 난이도 등을 반영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된다면, 업계 전반에 보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가요 관계자는 "K팝의 글로벌 스탠다드 상승과 함께 헤메코 비용이 올라간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잘나가는 소수 스태프의 높은 단가에 시장 전체가 끌려가면서 중소 기획사들에게는 실제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면 업계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적정선을 찾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봐야 할 때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이 K컬처 선봉장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이 K팝, K 콘텐츠의 선봉장 자리를 지키기 위한 여러 고민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들었다. 고삼석 동국대 AI 융합대학 석좌교수(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는 한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의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첫째는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고 교수는 "지금까지는 콘텐츠 수출과 진출에만 치중해 왔지만, 이제는 상호 교류와 협력의 패러다임으로 바꿔야 한다"며 "문화 현상은 교류가 핵심이다. 공동 발전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는 국내 콘텐츠의 자생력 확보다. 그는 "글로벌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며 콘텐츠와 플랫폼이 분리되고 있다"며 "제작과 투자 단계에서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 콘텐츠 산업이 건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는 콘텐츠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다. 고 교수는 "엔터테크 기반의 혁신이 필요하다. 이 세 가지를 모두 갖춰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중심으로 흐르던 한류가 글로벌 중심에 우뚝 서기까지. 지난 30년간 한류와 K팝 K 콘텐츠는 끊임없이 위기에 직면했고 '한류의 위기와 한계'라는 이야기도 많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한국의 창작자들은 한국적인 콘텐츠로 또 혁신적인 도전으로 위기를 넘기며 지금까지 성장했다. 결국 콘텐츠 산업의 자생력을 키우고 기술적인 측면에서 끊임없이 혁신을 꾀하며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양적인 성장을 넘어 질적인 성장을 추구하며 글로벌 문화에 함께 버무려져야 할 것이다. K 콘텐츠 창작자들도 이같은 위기를 알기에 글로벌 협업과 합작 등 글로벌 행보를 펼치며 K컬처의 선봉장이 되기 위해 달리고 있다.


<시리즈 끝>

"두 유 라이크 코리아?"..K팝·K 콘텐츠, 전 세계가 주목한다① [★창간21]

K팝·K 콘텐츠, 위기 혹은 기회?..합작·협업 글로벌 행보② [★창간21]

'케데헌' 흥행에 눈물?..K팝·K컨텐츠 성공 뒤의 그늘③ [★창간21]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슬라이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 파이팅!
'과몰입클럽' 사랑해 주세요
전지현-강동원 '북극성에서 만난 두 스타'
스트레이키즈 창빈 '포즈는 엣지있게!'

인기 급상승

핫이슈

연예

'케데헌' 흥행에 눈물?..K팝·K콘텐츠 성공 뒤의 그늘[★창간21]

이슈 보러가기
스포츠

"최고 마무리는 오승환" 선수-팬 압도적 지지

이슈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