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동문 공연이 지난 92년, 99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예요. 세월이 흐르니까 큰 배역보다 참여하는 데에 의의가 있죠. 이제는 나이가 있으니까 힘이 부칠 때도 있지만요.”
푸근한 느낌의 배우 서승현이 왕비로 분했다. 서승현은 26일부터 28일까지 연세대 노천극장 무대에 올리는 연세대 개교 120주년 연극 ‘한여름 밤의 꿈’에서 여왕 히폴리타로 출연한다.
연세대 기악과 61학번인 서승현은 “지난 99년 공연 때만 해도 연대 재학생들이 딸 같았는데 이제는 나이 차이가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다행히 오현경 임택근 선배님들이 건강히 계셔서 하나님께 감사드리지요”라고 말했다.
서승현은 “저는 대학 시절 명랑했지만 숫기는 없었어요. 피아노를 전공해 무대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학교에 다닐 때 여학생 수가 아주 적어 선배들이 저를 극회로 데려가 연극을 하게 되었어요. 재학 시절 오현경 선배님이 연출한 연극에 출연했던 기억이 나요”라고 추억했다.
대학 2학년 때 연극 ‘지평선 너머’에서 메이어 부인 역을 맡아 처음 무대에 오른 그녀는 “맨처음에는 솔직히 연기하기가 싫었고 나 아닌 배역에 한번 빠져보자는 심정이었죠. 그런데 음악하고는 다른 뭔가가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그 새로운 체험 때문에 서승현은 1966년 TBC 공채 탤런트 4기 시험에 응시했으며 오늘날까지 40년의 연기생활로 이어졌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달동네’ ‘야 곰례야’ ‘서울뚝배기’ ‘달빛가족’ ‘대추나무 사랑 열렸네’ ‘달려라 울엄마’ 등.
수녀부터 무당까지 간호사만 빼놓고 다해봐 배역에 대해서는 더 이상 여한이 없단다. 특히 가난하지만 따스한 인물군상을 그린 작품 ‘달동네’는 서승현에게 톱스타 못지않게 약 30개의 CF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서승현은 “주로 옆집 아줌마 같은 서민적인 배역으로 많이 사랑받았지만 최근 시트콤 ‘달려라 울엄마’에서 아주 즐겁게 연기를 했어요. 애드립도 재미있게 했고요. 이제는 즐겁게 사는 할머니로 남고 싶네요”라고 바람을 전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