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경기를 치른 이영표(36.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경기 후 소감을 전했다.
밴쿠버 소속 이영표는 28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라피즈와의 '2013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시즌 최종전에 주장완장을 차고 선발 출장해 선수로서의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이영표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두들 알다시피 나는 오늘 선수생활을 마감한다. 훌륭한 팀 그리고 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은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하다. 지난 2년간 밴쿠버에서의 기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다"며 심경을 전했다.
이날 밴쿠버는 전반 43분 페널티킥 기회를 맞았다. 키커로 나선 까밀로(25. 밴쿠버)는 이영표에게 페널티킥을 차겠냐고 물어봤지만 이영표는 페널티킥 기회를 까밀로에게 양보하며 기회를 줬다. 결국 까밀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선취점을 뽑아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던 이영표는 "어제 페널티킥을 얻어내면 까밀로에게 주기로 얘기했다. 때마침 페널티킥 기회가 왔고 나는 까밀로에게 차라고 말했다. 우리는 까밀로가 자신의 20번째 골을 넣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까밀로는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두 손으로 공을 잡고 이영표에게 달려가 무릎을 꿇으며 경의를 표했다. 이영표의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번졌다. 이영표는 "까밀로가 골을 넣고 갑자기 나한테 왔다. 정말 놀라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온 부분에 대해선 "모두 보셨다시피 오늘 내가 주장완장을 찼다. 하지만 진짜 주장완장과 가짜(imitation) 주장완장은 다르다. 나는 오늘 짝퉁 주장이었다(웃음)"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으며 현장에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미래 자신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는 "미래에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말하기는 좀 어렵지만 우선 앞으로 2~3년간 밴쿠버에 머물며 스포츠마케팅 등 구단 업무에 대해 배울 생각이다"며 "한국에서의 지도자 생활에 대해선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스포츠 행정가에 대해 관심이 많다. 향후 몇 개월 뒤에 미래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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