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팬들에게 잘 보이고 싶었다"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정규시즌 첫 등판에 나섰던 우규민(32)의 말이다. 진심이 엿보였다. 정말 잘하고 싶었던 우규민이다. 결과가 다소 아쉬웠지만, 그래도 좋은 피칭을 펼쳤다.
우규민은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8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6실점(4자책)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6실점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이날 우규민은 적어도 6회까지는 호투를 펼쳤다. 2점만 내줬고, 탈삼진은 7개를 뽑아냈다. 특유의 제구력이 살아있었다. 김한수 감독 역시 "우규민이 6회까지는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잘 던졌다"라고 평가했다.
우규민은 어땠을까? 우규민은 2일 "새 팀에 와서 정규시즌 첫 등판이었다. 긴장 반 설렘 반이었다. 홈경기, 홈팬 앞에서 처음 오르는 마운드 아닌가. 잘 보이고 싶었다. 왜 소개팅 나가면 상대에게 잘 보이고 싶지 않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얻어 터지고 내려오는 상황이었음에도 팬들이 박수를 많이 쳐주셨다. 많이 떨렸는데, 팬들께 감사드린다"라고 덧붙였다.
경기에 대해서는 "6회말 점수가 나지 않았기에, 7회초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은 했다. 첫 타자 나지완을 맞아 1스트라이크 이후 안일하게 들어갔다. 이것이 3루타가 됐다. 차라리 홈런이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그랬다면 대량 실점을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라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6회까지는 좋았다. 투구수가 적었기 때문에 7회에도 올라갔다. 코치님도 뺄 수 없다고 하시더라. 딱 6회까지 던지고 내려왔으면 좋았을 뻔 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더불어 "몸상태도 좋고, 투구수가 많아도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포수 이지영과의 호흡도 좋았다. 공에도 힘이 있었다. 그만큼 겨울에 준비를 잘했다. 이제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라고 힘줘 말했다.
탈삼진이 많았던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규민은 단일 경기 네 타자 연속 3구 삼진이라는 사상 최초 기록을 만들어냈다.
정작 본인은 썩 반갑지는 않단다. 우규민은 "세 타자 연속 3구 삼진까지는 알고 있었다. 이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똑같이 던졌다. 최형우가 '빨라 보였다'라고 하더라. 사실 나는 탈삼진을 많이 잡는 투수가 아니다. 땅볼로 잡는 것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이어 "탈삼진을 위해서 최소 3개의 공을 던져야 한다. 그 밑으로 던지고 아웃을 잡는 것이 낫다. 탈삼진이 많으면 더 오버페이스를 하게 되더라. 아이러니하다. 나는 K-K-K보다 땅볼-땅볼-땅볼이 더 좋다"라고 설명했다.
비록 첫 등판의 결과가 좋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우규민은 밝은 표정이었다.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나왔다. 우규민은 선발투수로서 올 시즌 삼성에 큰 힘이 되어야 할 자원이다. 첫 등판은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팬들에게 확실히 어필하는 데 성공했다. 우규민의 다음 등판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