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의 시선] 빙상연맹, 또 누군가 금메달 몇 개 따면 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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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영 기자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된 노선영. /사진=뉴스1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된 노선영. /사진=뉴스1


대한빙상경기연맹(이하 빙상연맹)이 또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그것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코앞에 두고 각종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쯤 되니, 누구를 위한 연맹인지 구분이 잘 가지 않는다. 본 대회에서 금메달만 따면 또 유야무야 넘어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3수 끝에 유치한 대회다.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8개·은메달 4개·동메달 8개, 종합 4위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걸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는 등 국가적으로도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대회를 앞두고 각종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특히 빙상 쪽이 그렇다. 우선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여자 쇼트트랙의 '대들보'인 심석희(21·한국체대)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것이다.


지난 16일 심석희가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했고, 심석희는 충격을 받아 선수촌을 이탈했다. 이틀 뒤인 18일에 선수촌으로 돌아왔다. 심석희 측은 "빙상연맹에서 사태 전모를 정확히 파악해 소상히 밝혀줄 것은 요구한다"며 성명을 내기도 했다.


구태의연한 폭력 사태가 또 한 번 발생한 것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여기에 빙상연맹을 '거짓말'을 하며 일을 키웠다. 17일 문재인 대통령이 진천 선수촌을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 심석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빙상연맹은 심석희가 독감에 걸려 나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빙상연맹은 해당 코치의 직무 정지를 결정했다.


또 있다. 이번에는 스피드 스케이팅이다. 여자 팀 추월에 나설 예정이던 노선영(29·콜핑)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가 문제가 됐다.


국제빙상연맹(ISU) 규정상 올림픽에서 팀 추월에 나서려면 개인 종목 출전권이 필요하다. 하지만 빙상연맹은 개인전보다 팀 추월이 메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노선영을 팀 추월에 집중하도록 했다.


자연스럽게 개인 종목은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노선영은 1500m 국가대표로 선발된 이후 월드컵 1~4차 대회에 나섰지만, 최종 34위에 자리했다. 32위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얻지 못한 것이다.


코치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선수촌을 이탈했다 돌아온 심석희. /사진=뉴스1

이런 사태가 벌어졌지만, 빙상연맹은 ISU 탓을 했다. 빙상연맹은 24일 "지난 9월 ISU로부터 개인 종목 출전권이 없어도, 기준 기록만 있으면 팀 추월에 나설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10월에 다시 한 번 문의를 했고, 그때도 같은 답변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1월 10일에 다시 한 번 문의를 했는데, 이번에는 '이야기가 잘못됐다. 서로 말하는 논지가 달랐다. 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답변이 왔다. 현재로서는 노선영의 올림픽 출전은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된다고 했던 ISU가 갑작스럽게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올림픽 하나만 보고 훈련에 매진했던 노선영이다. 하지만 날벼락이 떨어졌다. 결국 빙상연맹의 부실한 행정 처리 때문이었다. 규정에 나와 있는 대로 지켰으면 될 일이다.


노선영이 1500m 개인전에서 32위 안에 들지 못할 실력도 아니었다. 또 한 번 연맹의 부실한 업무 처리에 선수가 피해를 본 모양새다. ISU가 말을 바꿨다고 항변한다고 잘못이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


사실 빙상연맹의 '무능'은 하루 이틀 일은 아니다. 과거부터 수많은 잡음이 있었다. 하지만 바뀐 것은 딱히 없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대략 일주일 사이에 두 건이나 일이 터졌지만, 사과 한 마디 없다. 재발 방지 약속도 없다. 노선영의 출전권의 경우, ISU가 말을 바꿨다면 어떤 식으로든 대응이 있을 법도 하다. 하지만 없다.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심지어 노선영을 대신해 팀 추월에 나설 선수조차 아직 미궁이다. 빙상연맹은 "위원회를 열어야 한다. 아직 알 수 없다. 최대한 빨리 하겠다"라는 답변을 내놨다.


결국 다가올 평창 올림픽에서 선수들이 금메달 몇 개 따주면 모든 것이 덮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거부터 그래왔던 것도 사실이다. 메달을 따면, 해당 선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된다. 빙상연맹은 자연스럽게 뒤로 빠질 수 있다.


하지만 훈련하던 선수가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고, 훈련하던 선수가 난데없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선수들이 온전히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못할 이유야 없지만,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행여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져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이는 빙상연맹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안이하게 대충 덮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번 일을 계기로 빙상연맹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해본다. 어느 때보다 개혁과 혁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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