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탈코리아=방콕(태국)] 서재원 기자= 김종부 감독은 휴일에도 쉬지 않는다. 그에게 진짜 휴일은 365일 중 단 2주뿐. 경남FC의 기적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경남은 현재 태국 방콕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진행 중이다. 힘들기로 유명한 기초체력훈련이 매일 반복되고 있다. 하루하루가 흐를수록 선수들의 표정에서 피곤함이 짙게 묻어날 정도였다.
물론 사람의 일인지라 매일 훈련하는 건 아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 매주 일요일마다 꿀맛 같은 휴식이 주어진다. 1월 마지막 일요일인 27일(한국시간)에도 아침 식사만 함께할 뿐 공식 일정은 없었다.
선수들은 휴식 일에 각자의 시간을 보낸다. 몇몇 선수들은 방콕 시내 관광지로 투어를 떠나기도 하고, 호텔에서 하루 종일 휴식을 취하며 일주일간의 피로를 푸는 선수들도 있다. 또 몇몇은 웨이트 트레이닝장을 자발적으로 방문한다.
김종부 감독은 휴일에 무엇을 하는지 궁금했다. 경남 최규민 주무에게 묻자, "감독님은 휴일에도 밖에 나가시질 않는다. 정말 쉬지 않으신다"며 "주로 방안에서 지난 일주일간 촬영한 영상을 보시며 선수들의 면면을 살피신다. 지난 주 성과에 따라 새로 시작될 한 주의 훈련 계획을 수정하시기도 한다"라고 전했다.
경남의 전지훈련지에서 약 일주일간 함께했는데, 김종부 감독은 정말 한 시도 쉬지 않았다.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기자가 걱정돼 조금 쉬셔야 하지 않느냐 물었다. 이에 김 감독은 "나는 경남에 고용된 사람이다. 일일이 휴일을 챙기는 건 무언가 완성됐을 때의 일이다. 지금은 나도, 경남도 부족하다. 사실 하루 24시간도 부족하다"라고 태연하게 답했다.
간절함에서 비롯된 마음이다. 항상 달고 사는 단어도 '간절함'이었다. 김종부 감독은 비운의 천재라 불린다. 화려했던 선수 시절은 잠시였다. 지도자의 길은 몇 배 힘들었다. 밑바닥부터 시작했고, 장어집 운영을 병행할 정도로 밥벌이가 안됐다. 비록 경남에서 연이은 성공을 거뒀지만, 그가 멈추지 않는 이유다. 그 때로 언제 또 돌아갈 수 있음을 알기에.
김종부 감독도 "정말 힘들었을 때도 있었다. 그 때가 싫은 건 아니다. 그 때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하루하루가 소중하다. 지금 달려야, 내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라고 휴식 일에도 쉬지 않는 이유에 대해 당연하듯 설명했다.
지난 2년간 경남의 성공을 두고 모두가 기적이라 말한다. 매직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기적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김종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구단 프런트, 선수단 전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렸기에 기적도 가능했다. 언제 또 경남이 바닥을 칠지도 모른다. 다만, 김종부 감독은 그 언제가 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는 그가 하루하루를 소중히 생각하는 이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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