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지에서 누구보다 화끈하게 싸웠던 김대성(34·팀 크로우즈)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대성은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이제 그만 내려놓으려고 한다. 격투기 선수로서는 이제 무대에 올라갈 일은 없을 듯하다"고 밝혔다.
그의 은퇴 글이 올라오자 많은 격투기 팬들이 아쉬워했다. 김대성은 "내가 좋아하는 것만 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기도 있고 하니까 내 몸이 나 혼자만의 몸이 아니더라. 다치면서 가족 생각이 많이 났다"고 은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은퇴를 선언하기 전인 지난달 23일 굽네몰 ROAD FC 052에 출전했다. 미첼 페레이라와 대결에서 김대성은 2라운드 1분 2초 만에 니킥을 맞으며 TKO로 패했다.
로드FC에 따르면 그는 경기 열흘가량 전에 오퍼를 받아 케이지에 올라갔다고 한다. 당초 페레이라의 상대가 있었으나 부상 등 개인 사정으로 페레이라의 출전 역시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대성은 대회사와 상대 선수, 팬들을 생각하며 단 10분 만에 경기 출전을 결심했다고 한다.
1라운드에 김대성은 페레이라의 공격에 눈을 다쳤다. 그 후부터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짧은 준비 기간에 케이지 위에 올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럼에도 그에게 돌아온 건 패배와 안와골절이었다. 김대성은 투혼을 보여줬음에도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일부 팬들은 김대성이 페레이라에게 당하는 영상만 보고 악플을 달기도 했다.
김대성은 "안와골절 수술은 잘 됐는데, 보통 선수들보다 뼈가 많이 부러지고, 아직 시력이 많이 돌아오지 않았다. 한 달 정도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 상태를 전했다.
김대성은 ROAD FC에서 명경기를 남긴 파이터다. 그가 케이지에 올라가면 누구와 싸워도 화끈했다. 그 중 가장 회자되는 것이 2014년 ROAD FC 017 ‘흑곰’ 박정교와의 대결이다. 이 경기에서 김대성은 비록 패했지만 ‘명승부 제조기’라는 별명답게 많은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그는 "매 경기가 다 기억에 남는다. 그래도 (박)정교 형과 대결을 많이 기억해주시더라. 그 때는 형이 제 타격을 잘 받아주시면서 좋은 경기를 했다. (미첼 페레이라와 대결할 때) 경기장에서도 형을 봤다. 걱정도 많이 해주시고 같이 더 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제 김대성은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한국 격투기 발전을 위해 일할 예정이다.
김대성은 "좀 더 젊었을 때 MMA를 했으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을 텐데 아쉬움이 있다"면서 "체육관에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즐겁게 운동하면서 살겠다. 그동안 경기를 많이 뛰었으니 그 노하우를 전수해 좋은 선수를 육성하고 싶다. 내가 있는 광주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친구들이 많다. 다들 힘든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격투기가 좋아서 하고 있다. 많은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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