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급 파워 지녔다"... 팀 홈런 8위 키움의 이유있는 선택

발행:
김동윤 기자
윌 크레익./AFPBBNews=뉴스1
윌 크레익./AFPBBNews=뉴스1

키움 히어로즈가 새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것은 '장타력'이었다.


키움은 지난 13일 윌 크레익(27)과 연봉 37만 1000달러(약 4억 3000만원·이적료 별도)에 2021 잔여 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가 웨이버 공시된 지 20일 만이다. 프레이타스는 43경기에 나와 2홈런 14타점, 타율 0.259, OPS(출루율+장타율) 0.671을 기록하는 데 그쳐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타거포 외인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영입한 선수가 바로 크레익이다. 키움은 크레익에 대해 "190cm, 105kg의 좋은 체격을 지닌 그는 파워풀한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우수하다. 선구안도 뛰어나 높은 출루율도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 역시 지난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훈련에서 "크레익에게 가장 기대하는 것은 타격 중에서도 장타력과 타점 생산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런 평가는 5년 전 크레익이 대학을 졸업할 당시와도 유사하다. 크레익은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타자로 전환했다. 좋은 선구안을 가지고 있던 그는 금세 두각을 나타냈다. 졸업반이던 2016년 55경기 16홈런, 타율 0.379, 출루율 0.520 장타율 0.731 OPS 1.251을 기록해 대학 최고 타자 중 하나로 불리며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라운드 22번으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선택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무대는 쉽지 않았다. 마이너리그에서의 첫 2년은 타율(0.274)과 출루율(0.386)이 높은 대신 장타율(0.438)이 나오지 않았고, 장타에 집중했던 3~4년차에는 장타율(0.543)이 높은 대신 타율(0.248)과 출루율(0.323)이 좋지 않았다. 긍정적인 점이라면 더블 A와 트리플 A 무대에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하며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이뤄낸 것이었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는 2020년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크레익은 섬광 같은 플러스급(20-80 스케일에서 60 이상) 파워 혹은 평균적인 타격 능력을 보여줄 수 있지만, 그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주지 못한다. 타율에 집중한다면 파워가 나오지 않고, 파워에 집중했을 땐 타율과 출루율이 가파르게 떨어졌다. 특히 파워를 강조한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 주전 1루수로 예상하기엔 평균 이하의 타율과 평균의 파워를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피츠버그 시절 윌 크레익이 1루 수비를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전임 프레이타스보다 낫다. 프레이타스는 포수와 1루수만 소화 가능했고, 영입 당시 키움은 타격에 중점을 뒀다. 그러나 시즌에 돌입하자 포지션이 한정된 외국인 타자는 역시 계륵이었다. 선수단의 두께가 얇고 부상자가 많았던 키움에는 더욱 그랬다.


그래서인지 이번에는 외국인 타자가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키움은 "크레익의 주포지션은 1루수지만, 코너 외야 수비도 가능하다. 이번 영입 과정에서 구단은 크레익에게 외야 수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 그는 자신의 타격 훈련 시간을 줄이고 외야 수비 훈련에 시간을 쏟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크레익은 마이너리그에서 1루수로 358경기, 3루수 47경기, 우익수로 13경기를 소화했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높게 평가받던 강한 어깨가 3루수와 우익수로 나설 수 있었던 이유였다. 최근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지적받던 풋워크와 포구에도 발전이 있었던 만큼 KBO리그에서는 3루와 외야에서 뛰는 크레이그의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프로 데뷔 후 한 번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적 없는 건강한 몸 상태와 실전 공백이 적었던 점도 매력적이다. 프레이타스의 경우 지난해 실전 경험이 적었고, 계약이 가장 늦게된 탓에 시즌 준비가 여의치 못했다. 반면, 크레익은 올해 트리플 A에서 33경기에 나와 타율 0.287(122타수 35안타) 8홈런 23타점, OPS 0.916으로 호성적을 냈다.


평가를 종합한다면 크레익은 전반기 팀 홈런 52개(리그 8위)로 장타력이 아쉬웠던 키움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다. 장타에 집중해 타격이 무너질까 걱정될 수 있지만, 크레익은 마이너리그 삼진/볼넷 비율이 0.46에 달하는 등 기본적으로 좋은 선구안을 가진 선수다. 그리고 자신의 노림수를 유지하면서 더블 A 이상에서 성과를 낸 선수인 만큼 우려보단 기대가 되는 선수다.


수비 위치과 타순이 고민거리이지만 포수와 1루수만 되던 프레이타스보다는 좀 더 유연한 로스터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림픽 브레이크 등을 이유로 약 한 달의 여유 시간이 생겼다.


홍원기 감독은 "우리 1루수는 박병호(35), 우익수에는 송우현(25)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수비 위치나 타순은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고 남은 기간 가장 적절한 위치를 찾기 위해 노력할 뜻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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