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의 새 외국인 타자 윌 크레익(27)이 장타 생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크레익은 지난달 29일 한국에 입국해 경상남도 거제에서 자가 격리 중이다. 자가 격리 해제 시점인 12일에 선수단으로 합류하는 크레익은 한 발 앞서 구단을 통해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그는 "키움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어 기쁘다. 그라운드에서 팬과 만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잘 준비해 팀의 일원으로서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키움은 현재 팀 홈런 52개로 10개 팀 중 8위에 머물러 있다. 김하성(26)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후 장타를 기대할 만한 주전 선수는 박병호(35), 박동원(31)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키움은 외국인 타자들을 통해 갈증을 해소하려 했지만, 제리 샌즈(34)가 떠난 후 외인들은 풀시즌을 뛰는 것조차 어려웠다.
그런 와중에 크레익은 샌즈 이후 처음으로 일문일답에서 자신의 장점으로 홈런 생산을 내세워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샌즈 이후 영입됐던 테일러 모터(32), 에디슨 러셀(27),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 모두 자신의 강점으로 홈런 생산을 내세운 적은 없었다.
크레익은 자신의 유형을 "갭 히터다. 타석에선 공을 강하게 때려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한다"고 2루타와 3루타를 많이 생산하는 타자인 '갭 히터'로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이러한 타격을 바탕으로 2루타와 홈런을 많이 생산한다. 키움에서도 많은 장타를 만들어 내서 팀의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홈런에도 자신감을 내보였다.
평소 친분 있던 닉 킹험(30·한화 이글스),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0·전 NC 다이노스), 채드 벨(32·전 한화 이글스)로부터 전해 들은 KBO는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인상적인 리그였다. 크레익은 "KBO리그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 하루빨리 그라운드에 나가 내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한국의 야구팬이 가장 기대된다. 유튜브를 통해 한국 팬들이 얼마나 열정적인지 알 수 있었다. 지금은 코로나19 때문에 야구장에 관중이 없다고 하던데, 하루빨리 상황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그라운드에서 팬과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기대했다.
자가 격리 중 접한 한국 음식으로 돈가스를 최고로 쳤다. 크레익은 "지금까지 먹어본 한국 음식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돈가스다. 미국에서 먹는 음식과 가장 비슷하기도 하고 맛있다. 치킨도 좋았다"면서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한국은 매운 음식이 유명하니 시도해보고 싶다"고 얘기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루틴을 가진 그는 구단이 마련해준 기구로 개인 운동과 스윙 연습도 하고 있다.
영입이 결정됐을 때 한국과 미국 언론에서는 지난 5월 크레익이 저지른 본헤드 플레이가 다시 화제가 됐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에서는 이 플레이가 한국행을 결정한 이유였다고 추측하기도 했다.
크레익 역시 "내가 KBO리그로 온 이유를 지난 5월에 있었던 본헤드 플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그 수비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다"고 수긍하면서도 "하지만 주된 이유는 아니다. 더 많은 기회를 받고 더 자유롭게 플레이하고 싶었다. 그 기회를 키움에서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한국행을 선택했다"고 출전 기회를 이유로 꼽았다.
본헤드 플레이가 화제가 됐지만, 사실 크레익은 2019년 트리플 A에서 골드글러브를 수상할 정도로 수비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1루수다. 크레익은 먼저 "3루 송구가 약간 엇나가서 태그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주자가 몇 걸음 뒤로 가더니 갑자기 홈으로 뛰었고, 당황한 나머지 그 주자를 쫓아가며 실책을 범했다. 너무 어처구니없는 플레이를 한 나 스스로에게 정말 실망했다. 하지만 실수는 되돌릴 수 없다. 그 실수에 사로잡혀있기보다는 고민을 내려놓고 평소와 같이 경기를 뛰려 노력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준수한 수비를 갖춘 1루수라고 생각한다. 주력이 뛰어나진 않지만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좋은 수비를 한다. 글러브 핸들링도 좋고 경기 이해도도 높은 편이다. 외야는 주 포지션이 아니지만 평균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내 쪽으로 오는 공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 좋은 어깨를 바탕으로 한 송구도 내 무기"라고 자신을 어필했다.
크레익은 13일부터 강원도 춘천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퓨처스리그 경기에 참가해 실전 감각을 조율한다. 남은 약 두 달의 시간 동안 그는 겸손한 자세로 팀 승리에 기여할 뜻을 밝혔다. 크레익은 "팀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성적에 집착하지 않고 배우는 자세로 임하려고 한다. 매일매일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 생각하고 뛰겠다"고 말했다.
키움 팬들과 만남도 기대했다. 크레익은 "키움이란 좋은 팀에서 뛰게 돼 기쁘다. 팬 여러분을 야구장에서 바로 만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만큼 더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보내주시는 응원을 원동력 삼아 팀이 이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지난달 13일 키움은 "크레익과 연봉 37만 1000달러(약 4억 3000만원·이적료 별도)에 2021 잔여 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했다. 190cm, 105kg의 좋은 피지컬을 지닌 그는 파워풀한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우수하고 타석에서 타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하체의 중심이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선구안도 뛰어나 높은 출루율도 기대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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