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열악한 한국 야구 환경을 지적했던 추신수(39·SSG)의 작심 발언에 이대호(39·롯데)와 래리 서튼(51) 롯데 자이언츠 감독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이대호는 7일 잠실 두산전에서 개인 통산 350홈런(KBO 역대 4호)을 달성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했다. 이 자리에서 이대호는 추신수의 작심 발언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최근 추신수는 "우리 후배들이 좀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했으면 한다. 분명히 재능있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제가 정말 한국에서 제일 힘든 게, 야구를 해왔던 준비 방식에 있어 너무 다른 점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웨이트 훈련을 헬스장도 아닌 호텔에서, 그것도 일반인들과 함께 하는가. 또 배팅 케이지(타자가 타격 연습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 놓은 곳)도 없이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해야 한다. 타자가 앉아 있다가 좁은 공간에서 스윙만 한 뒤 대타로 나간다.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그러면서 국제대회 나가면 성적을 내길 바란다? 저는 너무 욕심이라 생각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추신수와 동갑내기 친구인 이대호도 공감을 표했다. 2016 시즌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뛰기도 했던 이대호는 "(추)신수가 했던 말은 미국 야구장의 경우 원정이나 홈이나 똑같은 배려를 한다는 것"이라면서 "한국서는 대타가 스윙만 하다가 나갈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어느 구장이나 배팅 케이지서 치고 나갈 수 있다. 그런 환경에서 연습을 시작했던 선수라 (한국서는) 답답한 게 있을 것"이라 공감했다.
이어 "한국 야구도 분명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 팀을 향한 배려를 잘해준다면 좀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추)신수가 좋은 말을 해준 것 같다. 한국 선수들이나 윗분들도 메이저리그 라커룸은 잘 못 들어가지 않나. 그런 이야기를 하나씩 해주고 해결해 나가는 게 한국 야구가 좋게 갈 수 있는 방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지지의 뜻을 표했다.
그럼 한국 야구와 메이저리그를 두루 경험한 래리 서튼 감독은 추신수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외국인 감독이라는 위치에서 자칫 자신의 발언이 한국 야구를 존중하지 않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대단히 신중을 기했다. 서튼 감독은 "지극히 제 개인적인 의견"이라고 전제한 뒤 "한국에는 최근에 굉장히 아름다운 야구장이 생겼다. 다만 아마도 선수들이 야구장에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지 모르고 지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메이저리그를 예로 들면 오후 6시 30분 경기 시, 선수들은 오후 1시 쯤에 출근을 한다. 그 말은 오후라는 시간을 야구장서 다 보낸다는 뜻이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하고, 휴식도 취하며 주방에서 음식을 먹기도 한다. 배팅 케이지도 크기 때문에 양 팀 선수들 모두 질 좋은 훈련을 할 수 있다"면서 "좋고 나쁨, 맞고 틀리고의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다. 문화 차이라 생각한다. KBO는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 자신만의 문화와 루틴이 있다. 쉽게 옳다 그르다를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 본다"고 신중한 태도를 이어나갔다.
서튼 감독은 한국 야구만의 문화를 분명 존중하고 있는 듯했다. 그는 "코로나19 시대 이전에는 호텔서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을 하고 경기장으로 나왔다. 만약 원정 경기장에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이 있다면 야구장에 좀 더 일찍 나와서 시간을 보낼 것이다. 또 식사를 하고, 휴식도 취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모든 야구 팀들에게는 비지니스 측면의 문제가 있다. 그 말은 곧 현실이라는 이야기다.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그런 야구장을 지으려면 그만한 비용이 드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맞다, 틀리다를 말할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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