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도 해도 너무 했다. 홈 텃세를 예상 못한 것은 아니지만, 선을 넘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선수들이 훌륭한 레이스를 펼쳤음에도 지독한 편파 판정 탓에 결승조차 올라가지 못했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 선수들은 7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에서 모두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박장혁(24·스포츠토토)의 진출 실패는 불운이었다. 박장혁은 준준결승에서 결승선을 3바퀴 남겨두고 이탈리아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박장혁의 손이 뒤에서 추월을 시도하던 우다징(중국)의 스케이트날과 접촉할 뻔하는 아찔한 상황마저 연출됐다. 결국 박장혁은 의료진과 함께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고 준결승에는 기권했다.
문제는 박장혁이 빠지고 황대헌이 홀로 남은 준결승 1조에서 터졌다. 한국 남자 쇼트트랙 에이스 황대헌(23·강원도청)은 앞선 준준결승에서 압도적인 페이스로 준결승 1조에 포함됐다. 1조에는 리원룽, 런즈웨이 두 명의 중국 선수가 포함되면서 치열한 견제가 예상됐다.
예상대로 시작부터 런즈웨이와 리원룽이 1, 2위로 치고 나갔다. 리원룽은 레이스보다는 뒤에 있는 황대헌을 계속해서 곁눈질하며 견제에만 신경썼다. 하지만 황대헌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선수들의 허를 찔러 인코스를 절묘하게 치고 들어갔다. 그 뒤로는 '실력대로' 압도적인 황대헌의 페이스였고 1분 26초 50으로 1위를 차지했다.
추월 과정에서 중국 선수들과 큰 접촉도 없어 실격은 보는 사람도 중계진도 예상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예상은 처참히 무너졌다. 심판진은 1위 황대헌이 뒤늦게 레인 변경을 했다는 이유로 페널티를 부과했다. 결과는 중국 선수 두 명의 1, 2위 결승 진출이었다.
너무나도 당당한 편파 판정에 중계진은 할 말을 잃었다.
큰 접촉이 없던 황대헌도 실격인데 약간의 접촉이 있었던 이준서(22·한체대)는 말할 것도 없었다. 뒤이은 준결승 2조에서 이준서는 꼴찌에서 시작해 결승선을 두 바퀴 남겨두고 2위까지 올라왔다. 3위에서 2위로 올라오는 과정에서는 정상적인 몸싸움을 벌였다.
결국 리우 샤오린(헝가리)에 이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앞선 판정을 봐서였을까. 레이스 결과보다 판정이 더 기다려졌다. 그리고 '예상대로' 이준서는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 결과 황대헌과 똑같은 이유로 페널티를 받고 탈락했다.
자연스레 이준서의 탈락에 힘입어 3위 우다징이 조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또 다른 중국계 헝가리인 리우 샤오롱은 어드밴스로 결승에 진출했다. 샤오린-샤오롱 형제(헝가리), 런즈웨이, 리웬롱, 우다징 총 5명의 중국인이 결승 무대에 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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