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로 골냄새를 잘 맡는데 그동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유) 밑에서 어떻게 참고 지냈을까. 뒤늦게 자유를 찾은 카림 벤제마(35·레알 마드리드)가 나이를 잊은 듯한 활약으로 대기록에도 성큼 다가섰다.
글로벌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27일(한국시간) "벤제마는 나이가 들수록 더 좋아지는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 신기록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벤제마는 27일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와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2득점을 했다. 레알 마드리드(레알)는 끝내 맨시티에 3-4로 패했지만, 파넨카킥 득점 등 벤제마의 활약으로 패배감을 최소화하면서 2차전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챔피언스리그에서 벤제마의 득점 행진은 경이롭다. 2012~2013시즌 레알 입단 후 벤제마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이 6골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14득점째로 챔피언스리그 득점왕 자리를 사실상 확정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득점 본능이 조별리그에만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별리그에서 5골로 마무리한 벤제마는 16강전부터 PSG, 첼시, 맨시티를 차례로 만나면서도 9골을 집어넣었다. 그뿐만 아니라 라리가에서도 25골 11도움을 넣는 등 올 시즌 모든 대회 통틀어 41경기 41골 1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올 시즌 벤제마는 90분당 평균 1.38골을 기록 중이다. 자신의 종전 최고 기록인 2019~2020시즌의 90분당 0.70골보다도 두 배 가까이 높다. 벤제마는 맨시티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난 항상 나 자신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쯤 되면 호날두와 함께 뛰던 시절은 어떻게 참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벤제마는 호날두와 함께했던 9시즌 동안 이인자에 가까웠다. 본인도 20득점 이상을 기록할 득점력이 있음에도 호날두에게 좀 더 많은 공을 몰아줬다. 그 결과 호날두와 함께하는 9시즌 동안 80도움이라는 스트라이커로서는 상당한 수치를 기록했다.
벤제마는 2017~2018시즌을 끝으로 호날두가 떠난 뒤 마침내 레알의 주포로 올라섰다. 그리고 올라선 첫 해 21골 7도움을 시작으로 4시즌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면서 눌러왔던 득점 본능을 폭발시키고 있다. 올 시즌은 그 득점력에 정점을 찍는 듯한 모습이다.
자연스레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 득점 순위 TOP 3도 눈앞에 뒀다. 현재 최다 득점 1위는 140득점의 호날두로 125득점의 리오넬 메시(35·PSG), 86득점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4·바이에른 뮌헨)가 뒤를 따르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 역대 공동 5위였던 벤제마는 14골을 추가하며 85골로 역대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최근 득점 페이스를 본다면 이번 대회에서 통산 득점 3위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하다.
만약 레알의 결승 진출을 이끌고 2경기에서 4골 이상을 기록할 경우에는 챔피언스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도 넘볼 수 있다. 기존 기록은 호날두가 1~3위를 모두 가지고 있다. 2013~2014시즌 17골, 2015~2016시즌 16골, 2017~2018시즌 15골 순이다. 레반도프스키도 2019~2020시즌 15골로 공동 3위에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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