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살 터울의 형제가 메이저리그(MLB)에서 나란히 포수로 만났다. 두 사람은 뜨거운 포옹으로 첫 맞대결의 감격을 표시했다.
미국 MLB.com은 29일(한국시간) 열린 시카고 컵스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경기에서 나온 윌슨(30)-윌리엄(25) 콘트레라스 형제의 만남을 소개했다.
형 윌슨은 이미 빅리그에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린 선수다. 2016년 컵스의 우승 멤버로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두 차례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실력과 인기를 모두 갖춘 스타 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해 21홈런을 터트리며 리빌딩 모드에 접어든 구단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FA를 앞둔 올 시즌에는 16경기에서 타율 0.242 2홈런 7타점 OPS 0.783을 기록 중이다.
이미 이름이 널리 알려진 형에 비해 동생 윌리엄은 이제 메이저리그 3년 차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52경기에 출전하며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트래비스 다노(33)와 매니 피냐(35)에 밀려 1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다.
지난 13일 마이너리그행을 통보받았던 윌리엄은 최근 백업 포수 피냐가 왼쪽 손목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IL)에 오르며 16일 만에 빅리그로 돌아왔다. 그리고 마침 그의 첫 경기는 형이 소속된 컵스와 홈경기였다. 매체에 따르면 윌리엄은 형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콜업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3년 동안 함께 메이저리그에 있었음에도 좀처럼 마주치지 못했던 형제는 드디어 경기장에서 만나게 됐다. 양 팀의 배려로 윌슨과 윌리엄은 경기 전 라인업 교환 시간에 홈플레이트에서 마주쳤다. 카드를 제출한 두 사람은 곧 진한 포옹을 나눴다. 윌슨은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브라이언 스니커(67) 애틀랜타 감독은 "정말 특별하다.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형제의 라인업 카드 교환은 형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부모님을 자랑스럽게 만드는 가장 좋은 일"이라며 동생에게 말한 그는 곧바로 데이비드 로스(45) 컵스 감독에게 이를 부탁했다고 한다.
이날 형 윌리엄은 컵스의 5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반면, 동생 윌리엄은 아예 교체선수로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러나 윌리엄은 "그동안 내가 동경하고 원했던 것이다"며 "이제 두 사람이 서로를 상대로 경기하는 걸 기대한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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