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군 데뷔 첫 선발승을 눈앞에 뒀던 두산 베어스의 최승용(21)이 이를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본인이 못해서가 아니었기에 아쉬움은 더했다.
최승용은 2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에서 선발투수로 올랐다.
지난해 프로 무대를 밟은 후 '제2의 장원준'이라는 별명을 받을 정도로 성장한 최승용은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두산을 찾아온 '국보' 선동열(59) 전 감독도 최승용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MVP를 차지한 아리엘 미란다(33)가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자 최승용은 두 차례 선발 기회를 얻었다. 13일 KT전에서 처음 예고됐으나 비로 인해 무산됐고, 29일 경기에서 드디어 시즌 첫 선발 출격을 이뤄냈다.
최승용은 경기 초반 이렇다 할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1회부터 삼진 포함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그는 타선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로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순항하던 최승용은 4회 최대 고비를 맞게 된다. 선두타자 김강민(40)에게 안타를 맞은 그는 최정(35)과 한유섬(33)에게 연속 4사구를 내주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이했다. 흔들릴 법도 했지만 최승용은 케빈 크론(29)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했고, 6번 박성한(24)도 6구 승부 끝에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감했다.
큰 산을 넘은 최승용은 5회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잡아냈다. 두산이 2회 안권수(29)의 적시타로 1점 차 리드를 잡으면서 최승용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채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산 타선은 6회 초 안권수와 김인태(28)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내며 최승용의 선발승을 지켜주기 위해 나섰다.
그러나 불펜 형들이 도와주지 않았다. 최승용에 이어 올라온 홍건희(30)가 6회 크론에게 3점포를 허용하며 쫓기기 시작했다. 결국 5-3으로 앞서던 8회 말 이승진(27)이 최정에게 좌월 동점 투런 홈런을 맞으며 선발승은 그대로 사라졌다. 결국 두산은 연장 12회 승부 끝에 7-8 패배를 당했다.
이날 최승용은 5이닝 1피안타 3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닝과 투구 수(72구) 모두 데뷔 후 최고 기록이었다. 비록 개인 승리만 챙기지 못했을 뿐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피칭이었다.
앞서 최승용은 23일 LG전에서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그는 27일 NC전을 앞두고 선수단에 피자 25판을 돌렸다. 부담이 될 수도 있었지만 최승용은 "아버지께서 '수입이 많지 않을 때 베풀어야 힘든 만큼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쓴 만큼 돌아오지 않을까"라는 농담도 던졌다.
비록 투수조 막내의 피자를 얻어먹은 형들이 승리를 지켜주지는 못했지만, 호투를 펼친 최승용은 다음 경기에서 다시 한번 첫 선발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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