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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월드컵 D-66]

발행:
김명석 기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박지성(왼쪽)과 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AFPBBNews=뉴스1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박지성(왼쪽)과 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AFPBBNews=뉴스1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이 다가오고 있다. 2018년 벤투호 출범 이후 이례적으로 사령탑 교체 없이 오롯이 4년을 준비한 대회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나폴리) 등 유럽에서 활약 중인 스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팀이라 국민적 관심도 크다. 스타뉴스는 오는 11월 20일 월드컵 개막 때까지 한국축구 레전드 및 전문가들의 월드컵 전망과 조언, 주목할 선수 등을 전하는 시리즈를 게재한다. /스포츠국


① 이천수 "16강 충분히 가능, 우루과이전에 사활 걸어야"

② 조재진 "이강인 뽑히길... 경험 쌓아야 한국축구에 도움"

③ '똑같은 7번·주장'... 김정우 "2010년 지성이 형, 이번엔 흥민이 차례"


"박지성 선수가 같이 뛰고 있으면 든든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팀에 '세계적인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선수들에겐 자신감이 됐습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주역으로 활약했던 김정우(40) 안산그리너스 코치는 박지성(41)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의 존재감을 이렇게 회상했다. 극도의 긴장감이 불가피한 월드컵 무대에서도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뛸 수 있었던 건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활약하던 '캡틴' 박지성의 존재가 큰 의지가 됐다는 것이다.


김정우 코치는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시 (박)지성이 형은 뭔가 해줄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 같이 뛰고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함이 있었다"면서 "실제로 지성이 형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플레이를 했을 때 저 역시 덩달아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12년 전 박지성의 역할을 손흥민(30·토트넘)이 해주기를 바라는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등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오른 손흥민이 함께 뛰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다른 후배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공교롭게도 이번 월드컵에서 손흥민은 당시 박지성과 똑같은 등번호 7번과 주장 완장을 달고 팀을 이끈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그리스와 1차전에서 이정수(오른쪽)의 선제골이 터진 뒤 함께 기뻐하고 있는 김정우(등번호 8번). /AFPBBNews=뉴스1

김 코치는 "팀에 세계적인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다른 선수들은 든든하다. 2010년 당시 지성이 형도 지금의 손흥민처럼 세계적인 선수였다"며 "그때 지성이 형이 그랬던 것처럼, 이번 월드컵에서는 손흥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손흥민이 활약을 해주면 다른 선수들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반대로 손흥민이 막히면 자칫 다른 선수들도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박지성은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에서 쐐기골을 터뜨리는 등 16강까지 전 경기 풀타임 출전하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그리스와 첫 경기 2-0 승리는 고스란히 대표팀에 커다란 자신감이 됐고, 나아가 16강 진출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됐다는 게 김 코치의 설명이다. 김 코치가 이번 월드컵에서도 첫 경기 우루과이전 승리를 강조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김 코치는 "2010년 월드컵 땐 첫 경기를 이기면서 '16강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면서 "당시엔 월드컵을 준비하는 기간에도 첫 상대인 그리스전 대비를 정말 많이 했다. 상대 개개인의 성향을 다 알 정도로, 첫 경기밖에 생각이 안 날만큼 분석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사실 (카타르 월드컵 H조) 세 팀(우루과이·가나·포르투갈)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니다. 그래도 첫 경기에 따라서 16강 진출 확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우루과이를 이기면 2차전인 가나전에서 꼭 승리가 없더라도 다양한 플랜을 짤 수 있지만, 우루과이전이 잘못되면 가나전 부담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가나전을 치르면 조급함도 생기고 경기력에도 지장이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첫 경기 그리스전 승리가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이어졌던 것처럼 이번 역시 아무래도 첫 경기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아르헨티나전에서 리오넬 메시의 공을 빼앗고 있는 김정우(오른쪽). /AFPBBNews=뉴스1

첫 원정 16강의 주역으로서 월드컵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 코치는 당시 허정무호 수비형 미드필더로 월드컵 전 경기에 나섰고, 대회가 끝난 뒤엔 FIFA가 한국의 '키 플레이어'로도 선정한 바 있다.


그는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 선배들이 '월드컵에 나가면 아무 것도 안 들린다, 응원 소리도 크고 정신이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해줬다. 정말 첫 경기에 들어가니까 긴장감 때문에 멍했다"면서도 "월드컵이 너무 큰 대회이고 심리적인 부담감 때문에 긴장이 더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경기를 뛰면서 '똑같은 경기'라고 느꼈으면 좋겠다. 나도 경기를 할수록 긴장감이 풀리면서 마음이 편안해졌다. 월드컵에 처음 나가는 선수들은 경험이 있는 선배들한테 조언을 들으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월드컵을 두 달여 앞둔 시점인 만큼 무엇보다 '부상 관리'를 철저하게 해 달라는 당부도 덧붙였다.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도 수비수 곽태휘(41) 현 청두 룽청 코치의 안타까운 부상 낙마를 직접 지켜봤던 그였다.


김 코치는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이제는 각자의 소속팀에서 부상을 제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2010년에도 월드컵 직전에 못 가는 선수가 있었다"면서 "지금 부상을 당하면 컨디션이 확 떨어지고 올리기도 쉽지 않다.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몸을 관리하는 게 가장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정우 코치는 벤투호와 후배들이 월드컵 예선을 순항한 만큼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응원의 메시지도 덧붙였다. 그는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을 상당히 좋게 봤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얼마나 통할지는 모르겠지만, 첫 경기 우루과이전만 승리한다면 그만큼 16강 확률도 더 커질 것"이라며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정도는 충분히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원정 16강 등 A매치 71경기에 출전했던 김정우가 지난 2019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팀 은퇴식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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