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의 위용은 남달랐다. 박지원(27·서울시청)이 명실공히 올 시즌 1500m 남자 최고 자리에 올라섰다. 올 시즌 최강자라고는 하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선 메달이 없었던 그였으나 당당히 정상에 오르며 부담감마저 털어낼 수 있었다.
박지원은 11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7초792에 결승선을 통과해 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남자 간판 황대헌(26·강원도청)이 부상과 컨디션 저하로 인해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사이 올 시즌 월드컵에서 14개의 금메달을 수확하며 세계 랭킹 1위에 오른 박지원은 국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자신의 주 종목에서 생애 첫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4번째 레인에서 출발한 박지원은 선두에서 레이스를 시작했다. 초반 잠시 뒤로 밀려나기도 했으나 결승선을 9바퀴를 남기고 2위까지 뛰어올랐다. 6바퀴를 남기고선 가장 앞서 나갔고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갔다. 마지막 2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끌어올리며 1위 자리를 내주지 않고 피니시 라인을 통과했다.
피에르토 시겔(이탈리아)이 2위, 파스칼 디온(캐나다)가 박지원의 뒤를 이어 은,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앞서 500m에도 도전했으나 1차 예선에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 등에 밀리며 4위로 패자부활전으로 밀렸다. 그러나 그는 패자부활전을 포기하고 주 종목 1000m와 1500m에 전념하기로 했고 결국 한국에 이번 대회 첫 금메달을 선사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감격스러운 표정과 함께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나타낸 그는 1000m에서도 정상에 오르겠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선 최민정(성남시청)이 2분31초448로 2분31초349에 들어온 수잔 슐팅(네덜란드)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3위는 킴 부탱(캐나다·2분31초575). 지난 대회에 이어 대회 1500m에서 2연패에 도전했던 최민정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선택과 집중을 택한 박지원은 12일 남자 1000m와 남은 계주 경기에 나선다. 최민정은 이날 이어 열린 500m 준준결승에서 자신의 날에 걸려 넘어진 베티 키아라(이탈리아)와 충돌하는 불운을 겪었다. 12일 여자 1000m와 계주 종목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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