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 3연전 중 2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두산이 지옥의 9연전을 이어가게 됐다.
두산은 지난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 원정경기를 치른 뒤 상경하지 않고 하루 더 부산에 머물렀다. 우천 취소된 경기가 4일 편성됐기 때문. 1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등판했지만 1회 내준 4점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3-4로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55승 55패 1무로 승패 마진이 사라진 6위 두산은 5위 NC 다이노스와 3경기 차가 됐다. 잠실에서 이어질 7연전의 결과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동 없이 잠실에서 7경기를 치른다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체력적 우려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오는 9일엔 삼성과 더블헤더까지 예정돼 있다. 심지어 전날 오후 6시 30분 경기를 치른 뒤 오후 2시 낮 경기로 시작하는 강행군이다.
그러나 이 시기를 잘 버텨야 가을야구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특히나 중요한 건 이날부터 펼쳐질 KIA 타이거즈와 운명의 3연전이다.
KIA도 남은 일정이 걱정되는 팀 중 하나다. 56승 50패 2무로 NC에 승차 없는 4위에 올라 있는데 문제는 가장 많은 우천 취소로 인해 잔여 시즌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108경기를 치러 10구단 중 가장 많은 36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양 팀에 모두 중요한 일전이다. 두산이 3연전을 싹쓸이할 경우 순위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승률상 3연승을 거두더라도 당장 순위를 맞바꿀 순 없지만 승차는 모두 지워낼 수 있기에 시즌 막판 얼마든지 뒤집기가 가능한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는 것이다.
선발 맞대결에 중요도가 더욱 높아진다. 두산은 최원준이 선발로 나서고 KIA는 황동하로 맞선다. 두산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최원준이지만 올 시즌 성적만 놓고보면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다. 21경기에서 2승 9패 평균자책점(ERA) 5.34로 부진해 불펜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반면 올 시즌 데뷔한 황동하는 9경기에서 2패 ERA 5.29를 기록 중이다. 주로 구원에서 뛰다가 이날 시즌 2번째로 선발로 나선다.
팀 분위기는 단연 KIA가 앞선다. 8연승을 달리며 신바람을 냈고 어느덧 4위까지 올라섰다. 이기간 68점, 경기당 8점 이상씩을 낸 무서운 화력이 강점이다.
두산으로선 KIA의 막강 화력을 잠재워야하는 게 관건이다. 이미 외국인 원투펀치를 활용한 두산은 최원준을 시작으로 곽빈과 김동주 혹은 김민규 등을 활용해 KIA에 맞서야 한다.
한 가지 희망적인 건 올 시즌 KIA를 상대로 상대전적에서 7승 3패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KIA의 물오른 타선을 쉽게 막아내지 못한다면 잠실 7연전에서 크나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수력의 활약에 이번 9연전의 절대적인 향방이 걸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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