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는 황의조-이번엔 '7골' 정우영! "누가 넣더라도 우승했으면" 이강인 넘는 '슈퍼 크랙' [항저우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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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안호근 기자
정우영이 4일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정우영이 4일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당시 김학범 감독은 거센 비난 여론에 직면했다. 그간 대표팀에서 부진했던 황의조()를 와일드카드로 발탁해 '인맥 축구' 논란을 키웠다.


대회가 끝난 뒤 여론은 180도 바뀌었다. '착한 인맥 축구'라는 평가가 나왔다. 황의조는 대회에서 9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등극했고 단연 김학범호의 금메달을 이끈 일등공신이었기 때문이다. 적어도 아시안게임에서 만큼은 '월드클래스' 손흥민보다도 빛난 게 황의조의 존재감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정우영(24·슈투트가르트)이 그 자리를 넘겨받는 모양새다.


정우영은 4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 황룽 스포츠센터 스타디움(Huanglong Sports Centre Stadium)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준결승에 선발 출장해 멀티골을 터뜨리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벌써 이번 대회 7번째 골이다.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전 해트트릭, 키르기스스탄과 16강에서 멀티골, 그리고 다시 이날 2골을 넣으며 팀의 25골 중 3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사진=뉴시스

황의조와 직접 비교는 어렵다. 황의조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7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것과 달리 정우영은 6경기 중 2경기에선 후반 교체로 투입돼 출전 시간은 더 적었다. 게다가 측면 공격수이기에 최전방 포워드만큼 득점 기회를 많이 잡기가 힘든 것도 사실이다.


골의 색깔에서도 차이가 있다. 5년 전 황의조가 상대 수비 라인을 깨뜨리며 호쾌한 슛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면 정우영은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가 막힌 위치 선정에 성공해내 동료들의 패스를 손쉽게 연결시키는 득점이 많다.


정우영이 5년 전 황의조에 비해 1대1 찬스 능력, 원더골 능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이는 오히려 황선홍 감독을 미소 짓게 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정우영은 전방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하며 골 기회를 노리고 이날도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첫 골은 엄원상의 패스를 받아내는 움직임, 두 번째 골은 잠시 방심한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어 작성한 것이었다.


이번 경기에서 이강인은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뛰어난 개인 기술로 수비를 벗겨냈고 날카로운 킥도 선보였다. 그러나 가장 승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건 단연 정우영이었다. 황 감독의 특별 관리도 받았다. 정우영은 팀이 2-1로 앞선 후반 초반 이강인과 함께 교체 아웃됐다. 일본과 결승전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팀에서 차지하는 그의 중요도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사진=뉴시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우영은 "득점왕에 대한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며 "골 찬스가 많고 결정할 수 있게끔 하고 많이 준비를 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골을 넣고는 시계를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에 대해 "골을 넣은 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그랬다"며 수비수들이 방심한 틈을 타 골을 넣은 두 번째 골 장면에 대해선 "수비수가 등졌을 때 걷어낼 줄 알았는데 갑자기 등을 져서 내겐 찬스라고 생각해서 때렸다"고 설명했다.


5년 전 황의조처럼 무언가 기운이 따르고 있다. 그는 "많은 생각을 하며 뛰진 않지만 공이 왔을 때 훈련할 때나 그럴 때에도 찼을 때 들어가는 느낌이 있는 것 같다"며 "골을 넣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이번 대회 통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2018년 황의조와 마찬가지로 득점왕이 눈앞에 있지만 선수들 모두의 공동 목표인 금메달을 노래한다. 정우영 또한 "더 넣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누가 넣든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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