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잉글랜드 토트넘 수비수 에릭 다이어(29)가 내년 1월 이적이 유력하다. 행선지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27)가 뛰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될 수 있다.
다이어의 뮌헨 이적 이슈가 급부상하고 있다. 영국 더 하드태클은 16일(한국시간) "토트넘 수비수 다이어는 뮌헨 이적과 연결됐다. 뮌헨은 다이어를 영입하는데 집중하고 있고, 다이어도 독일 분데스리가 이적에 진지하게 관심이 있다. 다이어는 토트넘의 경쟁에서 밀려났다. 더 많이 뛰기 위해 토트넘을 떠나야 한다"고 전했다.
잉글랜드 센터백 다이어는 지난 시즌까지 토트넘 주전 멤버로 활약했지만, 올 시즌에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안제 포스테코글루 신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토트넘은 네덜란드 수비수 미키 반더벤을 영입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반더벤을 내세우고 있다. 다이어는 벤치 멤버로 밀려났다.
올 시즌 다이어가 리그에서 선발로 뛴 것은 딱 1번뿐이다. 이마저도 반더벤이 부상을 당해 자리를 채운 것뿐이다. 토트넘에서 더 이상 다이어의 자리는 남지 않았다. 현재 반더벤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았지만, 반더벤이 돌아온다면 다시 벤치로 밀려날 전망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새로운 센터백 영입까지 준비하고 있다. 앞서 영국 축구전문매체 90MIN는 "토트넘이 새로운 센터백을 찾고 있다. 23세의 애버딘(스코틀랜드) 수비수 슬로보단 루베지치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뮌헨에서는 기대주가 될 수 있다. 뮌헨에 센터백 옵션이 부족한데, 다이어가 합류해 숫자를 채워준다면 큰 힘이다. 현재 뮌헨에 센터백 자원은 김민재를 비롯해 다욧 우파메카노, 마타이스 데리흐트 등 세 명뿐이다. 이마저도 부상자가 속출해 비상이 걸렸다. 프랑스 수비수 우파메카노는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뒤 최근 복귀했다. 아직 몸상태도 100%가 아니다. 지난 11일 하이덴하힘과 홈경기에 선발 출전하고도 경기 중간 교체아웃됐다.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네덜란드 수비수 데리흐트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비시즌 무릎부상을 당해 시즌 출발이 늦었다. 그라운드에 복귀한 뒤에도 똑같은 부상 부위를 한 번 더 다쳤다. 결국 전력에서 이탈했다.
가장 큰 문제는 김민재다. 세 명 중 멀쩡한 것은 김민재뿐이다. 체력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휴식 없이 뛸 수밖에 없다. 김민재는 공식전 14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했다. 지난 9월 3일 묀헨글라트바흐(독일)전부터 한 경기도 빠짐없이 90분 이상을 뛰었다. 자연스레 김민재의 체력 부담, 부상 위험도 쌓여갔다. 최근 김민재도 지쳤는지 잦은 실책성 플레이를 펼쳐 비난을 받았다. 뮌헨 진영에서 패스 미스를 범하거나 상대 공격수와 스피드 싸움에서 밀렸다.
현지 매체들도 김민재의 체력 상태를 걱정했다. 독일 포르트1은 "김민재는 리그 990분 중 959분을 뛰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4경기에서는 모두 풀타임을 소화했다"며 "뮌헨의 센터백은 세 명밖에 없을 정도로 얇은 뎁스를 갖췄다. 김민재만 유일하게 지속적으로 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지난 여름 뮌헨에 입단하면서 '안녕하세요, 김민재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하지만 한국의 괴물 수비수는 이제 '안녕하세요, 저는 괜찮아요'라고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해 2026 북중미 월드컵 진출을 위한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에 집중한다. 스포르트1은 "김민재는 A매치 기간에만 2만 km를 이동해야 한다. 한국에서 싱가포르와 경기하고, 또 2000km를 날아가 중국에서 경기를 뛴다"며 "소속팀 뮌헨에 돌아와서는 80시간도 쉬지 못하고 다음 경기 쾰른전에 임해야 한다. 특별한 일이 없다면 김민재는 쾰른전에도 선발 출전할 것이다. 그를 대신할 수 있는 선수가 뮌헨에는 없다"고 걱정했다.
독일 대표팀 출신 '레전드' 사미 케디라도 "뮌헨 수비진은 정말로 빈약하다. 당장은 괜찮다고 해도 내년 3~4월 유럽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쯤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일만큼 뮌헨은 그 어느 때보다 새로운 센터백이 절실하다. 다이어 영입에 집중하는 이유다. 크리스토프 프로이트 뮌헨 단장도 "김민재는 매경기 90분을 소화하고 있다. 순간적인 집중력 부족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감싸 안았다.
알고보면 다이어만큼 이상적인 영입 후보도 없다. 우선적으로 다이어는 수비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다. 더하드태클은 "다이어는 센터백과 측면 수비수, 수비형 미드필더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뛸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하다. 그는 뮌헨과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중요한 선수가 될 수 있다. 뮌헨 스쿼드의 깊이를 더하는 측면에서도 이상적인 영입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뮌헨은 센터백뿐 아니라 포백을 보호할 수비형 미드필더 영입에도 신경을 쏟고 있다. 다이어를 영입한다면 센터백, 수비형 미드필더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독일 FCB인사이더도 "뮌헨은 다가오는 겨울 이적시장에 대한 준비가 한창이다. 뮌헨은 오는 1월 주로 수비쪽에 투자하기를 바란다. 이미 다이어라는 구체적인 후보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다이어의 장점은 센터백과 측면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이어는 뮌헨 공격수 해리 케인과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고 기대했다. 잉글랜드 공격수 케인은 토트넘의 간판 스트라이커였지만, 지난 여름 새로운 도전을 위해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또 이적료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영국 스퍼스웹은 "투헬 뮌헨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보강을 원한다. 다이어는 두 포지션에서 뛸 수 있어 이를 어필할 수 있다. 또 뮌헨은 다이어의 계약 상황 때문에 이적료가 저렴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적시장 전문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다이어의 이적료는 1800만 유로(약 255억 원)로 평가받는다. 계약기간이 줄어들수록 이적료는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다이어의 영입전이 생각보다 치열하다. 현재 뮌헨을 비롯해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AS로마(이탈리아) 등이 다이어에게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은 다이어의 친정팀이다. 유스 생활을 거쳐 이곳에서 프로 무대까지 밟았다. 로마는 토트넘을 맡았던 '은사' 조세 무리뉴 감독이 팀을 이끌고 있다. 어딜 가더라도 뮌헨보다는 팀 적응이나 주전 경쟁 부분에서 유리하다.
따라서 뮌헨이라도 다이어 영입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스퍼스웹은 "다이어는 김민재, 우파메카노, 데리흐트의 뒤를 이어 뮌헨의 4번째 센터백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로 인해 뮌헨 이적을 원하는지는 미지수다. 다이어는 아직 선수 커리어의 전성기에 있다. 주전으로 뛸 수 있는 클럽으로 이적하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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