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충남아산 서포터스가 인천 유나이티드 문지환(31)의 쾌유를 응원하는 걸개를 걸었다. 문지환은 최근 김포FC와의 경기 도중 재활에만 무려 12개월이 걸리는 진단을 받았는데, 문지환의 부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팀 서포터스가 그의 쾌유를 바라는 걸개를 건 것이다.
충남아산, 인천 구단에 따르면 충남아산 팬 정진혁 씨는 1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 충남아산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20라운드 원정경기 응원석에 '문지환 선수의 쾌유를 빕니다'라고 적힌 걸개를 걸었다. 응원하는 팀이 아닌 상대팀 부상 선수의 쾌유를 비는 걸개가 응원석에 걸리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그렇다고 문지환이 충남아산전에서 부상을 당한 것도, 과거 충남아산과 인연이 있던 것도 아니었다. 문지환은 지난달 29일 김포 원정에서 부상을 당한 뒤 전열에서 이탈했고, 선수 생활도 인천을 비롯해 성남FC, 김천 상무에서만 했다. 이날 충남아산 응원석에 걸린 걸개가 더욱 눈에 띈 이유였다.
충남아산 팬 정진혁 씨는 스타뉴스에 "(문지환 선수가) 너무 크게 다쳤고, 우리 선수들도 언제든 다칠 수 있기 때문에 감정이입이 됐다"며 "축구를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 모든 선수들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며 쾌유를 빌었다"고 구단을 통해 그 배경을 설명했다. 충남아산은 물론 축구팬으로서 문지환의 쾌유를 빌고, 나아가 충남아산 등 모든 선수가 부상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충남아산 응원석에 걸린 문지환 응원 걸개는 곧바로 인천 팬들은 물론 축구 커뮤니티 등에서도 화제가 됐다. 인천 팬들도 충남아산 구단 소셜 미디어(SNS) 등을 찾아 "문지환 선수 응원 걸개 준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등의 댓글을 달아 충남아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앞서 문지환은 지난달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김포와의 경기 막판 극적인 동점골을 넣는 과정에서 골키퍼 손정현과 충돌했다. 당시 문지환은 점프해 슈팅한 뒤 오른발부터 착지했는데, 고개를 돌린 채 축구화 스터드를 내밀고 몸을 날린 손정현의 몸이 문지환 무릎 부위를 그대로 가격했다. 문지환의 무릎엔 손정현의 체중이 그대로 실려 충격이 가해졌다. 극장골에 대한 기쁨도 없이 문지환은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들것에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이튿날 병원 정밀 검사를 받은 문지환의 부상 정도는 충격적이었다. 오른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손상 및 내외측 연골 손상, 내측부인대 손상이라는 소견 속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수술 이후 복귀까지는 무려 12개월 전후가 소요될 것이라는 게 구단 공식 발표였다. 시즌 아웃은 물론 내년 상반기 복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1991년생의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부상이기도 하다.
문지환은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수술 일정 등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 구단에 따르면 손정현은 문지환에게 통화로 사과의 뜻을 전하려 했지만, 문지환이 심적으로 힘들어해 결국 문자로만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는 다만 당시 충돌 장면과 관련해 손정현에 대한 사후징계를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당시 원명희 주심은 손정현 골키퍼에게 경고나 퇴장 등 아무런 카드도 주지 않았는데, 주심의 이 판정이 적절했다는 게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 프로평가패널회의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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