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2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인천 유나이티드에 부상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문지환이 회복에만 12개월이 걸리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데 이어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하던 박경섭마저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2주 새 주축 선수 두 명이 전열에서 완전히 이탈한 셈이다.
인천 구단은 지난 14일 수비수 박경섭의 부상 소식을 알렸다. 구단에 따르면 박경섭은 이틀 전 자체 훈련 도중 이마를 다쳤다. 바로우와 헤더 경합 도중 충돌한 뒤 쓰러져 응급실에서 정밀 검사를 실시했고, 전두동(이마뼈 속에 있는 굴) 골절 소견을 받았다. 수술 이후 복귀에만 6개월이 걸려 사실상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박경섭은 인천 유스 출신으로 올해 인천에 입단한 센터백이다. 윤정환 감독의 두터운 신임 속 부상 전까지 전 경기(19경기)에 선발로 출전할 만큼 수비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다만 훈련 중 당한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박경섭과 충돌했던 바로우는 다음날 열린 충남아산전에서 골을 넣은 뒤 박경섭의 유니폼을 들어 보이며 그의 쾌유를 바라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뿐만 아니다. 앞서 인천은 지난달 29일 김포FC 원정에서 문지환이 손정현 골키퍼와 충돌, 오른 무릎 전후방 십자인대 손상 및 내외측 연골 손상, 내측부인대 손상 소견 속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받아도 복귀까지 무려 12개월 전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생의 나이까지 고려하면 복귀에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문지환 역시 최근 민경현의 입대 이후 새롭게 중원의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경기력 역시 한껏 끌어올리던 시점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더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경기에서 라운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였다. 인천은 문지환 부상 이탈 다음 경기였던 전남 드래곤즈 원정에서 약 4달 만에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인천은 이번 시즌 왼쪽 측면을 책임지던 이주용이 부상으로 인해 지난 20라운드 충남아산전에서 결장했다. 백업 센터백 델브리지 역시 부상으로 인해 3경기째 전열에서 이탈해 있다. 2위 수원 삼성이 7점 차로 추격하는 가운데 이동률 등 기존 부상 선수들에 더해 추가 부상 선수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윤정환 인천 감독의 고민도 그만큼 깊어지고 있다. 문지환 이탈 이후 김건웅, 정원진을 영입했지만 외부 영입인 만큼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충남아산전에선 풀백 최승구가 지난달 화성FC전에 이어 또 한 번 중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박경섭의 빈자리는 충남아산전에서 출전했던 임형진을 비롯해 부상 복귀를 전제로 델브리지 또는 김건웅의 센터백 이동 등 윤정환 감독의 선택이 필요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최근 2경기 연속 무승의 흐름을 지난 충남아산전 2-1 승리로 끊었다는 점이다. 연이은 부상 악재 속 크게 흔들리지 않고 빠르게 분위기를 바꿨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다만 수원이 가파른 기세로 맹추격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다. 결국 예기치 못한 부상 악령이 찾아온 시즌 첫 고비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올 시즌 승격 가능성을 크게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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