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류현진(38)이 외국인 투수 못지않은 기량으로 독수리 군단의 고공행진을 돕고 있다.
류현진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사사구(1볼넷 1몸에 맞는 공) 3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6승(4패)째를 따냈다.
한화는 류현진의 관록 투와 장·단 15안타를 몰아친 폭발적인 타격으로 KT에 10-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시즌 2번째 9연승을 달리며 55승 2무 33패로 2위 LG 트윈스와 5.5경기 차 1위를 유지했다.
류현진의 후반기 첫 등판이자 50일 만에 승리였다. 지난 5월 30일 NC전에서 승리를 거둔 류현진은 6월에는 두 차례 등판만 한 뒤 7월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전반기 마지막 등판을 했다.
푹 쉰 덕분에 이날 류현진의 최고 구속은 시속 146㎞까지 나왔다. 체인지업 30구, 직구 26구, 커브 9구, 커터 7구 등 총 72구를 적재적소에 던지며 5이닝을 소화한 뒤 6회 김종수와 교체됐다.
경기 후 한화 김경문 감독은 "류현진이 5이닝 동안 무실점하며 선발투수로 자기 역할을 다해주고 내려갔다. 승리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계산된 투구 수였다.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더 던질 수 있었지만, 후반기 첫 등판이었다. 그 전에 1군 엔트리에도 빠지면서 열흘 만에 던졌기 때문에 좋은 투구 수였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이닝 수와 투구 수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팀이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최소 5이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그런 전략이 잘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현재 상태와 기량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움직인 결과다. 실제로 올해 류현진의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6경기 중 6차례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언제나 팀에 리드를 안기고 내려오면서 6승 4패 평균자책점 3.07, 85이닝 73탈삼진으로 수위급 성적을 냈디. 어느덧 평균자책점 순위 역시 70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 투수 중 11위로 리그 톱10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웬만한 외국인 투수보다 나은 퍼포먼스에 자기 객관화까지 류현진이 리더로 있는 올해의 한화가 더 무서운 이유다.
류현진은 "내가 연승을 끊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한다. 우리 야수들이 전반기 못지않게 후반기에도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어 선배로서 투수조 주장으로서 너무 든든하고, 감사하다. 또 그렇게 점수가 났을 때 선발 투수들이 추가 실점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길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고 고마워했다.
38세 괴물의 가치는 마운드 위 퍼포먼스뿐만이 아니다. 멘토 역할을 하면서 문동주(22), 김서현(21), 조동욱(21), 황준서(20) 등 어린 투수들이 빠른 성장을 돕고 있다. 류현진은 "우리 선발 투수들, 필승조, 추격조, 마무리 등 모든 선수가 제 자리에서 너무 잘해주고 있다. 내가 도움을 안 줘도 될 정도다. 지금처럼 자신 있게 자신의 공을 믿고 열심히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웃으면서도 "야수들도 전반기에 어려운 경기를 많이 했다 보니 여유들이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좋은 성적이 나고 있다"고 야수들도 아울러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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