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더 폭발할지 모르겠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진다."
박진만(49)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후반기 들어 더 강력해진 르윈 디아즈(29)의 대포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대구 3연전에선 홈런포가 없었지만 떠오르는 샛별 안현민(22·KT 위즈)을 마주하자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남다른 클래스를 뽐냈다.
디아즈는 2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에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9회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팀은 5-8로 패했지만 신성 앞에서 압도적 홈런 페이스를 과시했다. 9회초 선두 타자로 나서 마무리 박영현의 몰린 직구를 강타, 비거리 130m 우중간 솔로포를 날렸다. 이후 2연속 볼넷을 허용한 박영현이 강판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93경기에서 32번째 홈런을 쏘아올린 디아즈는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49홈런이 예상된다. 몰아치는 능력에 따라 충분히 50홈런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BO에서 50홈런의 명맥은 2015년 박병호(당시 넥센·53홈런)에서 끊겼다.
올스타전 홈런 더비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홈런만을 위해 타격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다. 비슷한 이유로 홈런 더비 이후 타격 침체기를 겪었던 타자들이 적지 않았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그 말에는 어느 정도 동의를 한다. 홈런 더비 끝나고 다음날 올스타전 준비를 하면서 실내 연습장에서 타격을 하는데 그때 '큰일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 스윙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위기 의식을 느낀 디아즈는 빠르게 자신의 스윙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 이후로 후반기 시작할 때까지가 일주일 가량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 시간 내내 계속 실내 연습장에서 제 스윙을 찾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위기는 기회가 됐다. 이후 대구에서 3경기 연속 홈런은 없었지만 12타수 5안타로 타격감은 더 끌어올렸다.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는 꾸준하게 계속 좋았다. 올스타 때도 같이 갔지만 스윙 스피드가 훨씬 더 좋아진 것 같다"며 "허리 회전이 등이 훨씬 더 좋아진 상태다. 어떻게 더 폭발할지 모르겠다. 가면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감탄했다.
32개의 홈런 중 대구에서만 무려 24개를 때려냈다. 대표적인 타자친화 구장의 이점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지만 이는 그를 저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될 수도 있다. 신경이 쓰이지는 않을까. 디아즈는 "저희 야구장이 솔직히 작긴 하다. 그런데 시즌의 절반의 경기를 여기서 했고 우리에겐 말 그대로 집이기 때문에 더 편안하게 느끼고 항상 팬분들이 꽉 채워주시기 때문에 그런 에너지도 더 느낀다"며 "무엇보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기에 이 이점을 살리고 싶을 뿐이다. 시즌 후 홈에서 30개 쳤는데 원정에서 10개쳤다는 등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다. 홈에서 더 열심히 하고 즐기려고 할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디아즈는 후반기 첫 원정, 첫 경기부터 대포를 작렬했다. 그 또한 50홈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부터 몇 개를 더 치겠다고 말씀은 못 드리지만 50개 넘어가면 당연히 기분 좋은 일일 것 같다"면서도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항상 건강한 몸으로 남은 경기에 다 출전하는 것이다. 몸만 건강하다면 좋은 일은 알아서 생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 50홈런의 주인공이 팀 동료 박병호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는 "50개를 넘겨 쳤던 걸 알고 있다"며 "만약에 50개가 넘어가면 홈런공을 받고 싶다. 매년 나오는 기록도 아니고 뜻 깊은 순간이기 때문에 50개를 넘기면 50호 홈런공을 집에 전시해놓고 싶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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