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최고 전술가의 자신감이다. 수석코치로 깜짝 변신한 이정효(51) 광주FC 감독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호와 맞붙은 뒤 느낀 바를 솔직히 털어놨다.
팀K리그는 30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1경기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잉글랜드)를 1-0으로 이겼다.
K리그 올스타 선수들이 EPL 명문을 잡았다. 팀K리그는 전반 37분 김진규(전북 현대)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키며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4년간 진행된 쿠팡플레이 시리즈에서 팀K리그가 무실점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2023년 팀K리그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를 꺾을 때도 2실점(3-2 승리)을 기록한 바 있다. 나머지 두 경기에서는 모두 졌다.
팀K리그는 뉴캐슬과 경기 하루 전 오픈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이벤트성 경기를 위해 급조된 팀인 만큼 제대로 팀 색깔을 입힐 여유가 없었다.
수석코치를 맡은 이정효 감독과 디펜딩 챔피언 울산HD 사령탑 김판곤 감독의 호흡이 빛났다. K리그1 득점 1위에 빛나는 전진우(전북)는 하루 훈련 후 "광주와 경기할 때마다 힘든 이유가 있었다. 이정효 감독은 정말 디테일하다. 선수 한 명씩 붙잡고 역할을 주실 정도"라며 "김판곤 감독은 선수에게 믿음과 신뢰를 심어 주신다. 두 분 모두 훌륭한 지도자임을 느꼈다"고 했다.
영플레이어로 팀K리그에 합류한 유망주 센터백 한현서(포항 스틸러스)도 "이정효 감독은 변수 하나까지 생각하는 지도자더라. 매우 열정적으로 선수를 가르치신다"며 혀를 내둘렀다.
호흡을 제대로 맞출 새도 없었던 팀K리그는 오히려 뛰어난 조직력을 선보이며 뉴캐슬 선수단을 당황케 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뉴캐슬의 실수가 잦아졌고, 팀K리그는 여유로운 경기 운영 끝에 무실점 승리까지 따냈다.
심지어 에디 하우 감독은 팀K리그를 상대로 앤서니 고든, 산드로 토날리, 안토니 엘랑가 등 주전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 후반 32분이 돼서야 첫 교체 카드를 쓸 정도로 팀K리그와 경기를 진심으로 임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뉴캐슬전 승리에 대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한국 지도자도 공부하고 노력하면 어떤 일이든 충분히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익숙지 않은 EPL 팀과 맞대결 소감으로는 "평소와 같았다"며 "좋은 점이 보이면 소리 지르거나 선수들에게 격려와 칭찬도 많이 했다"며 "선수들에게는 상대 압박을 풀어나갈 방법을 강조했다. 선수들의 이해력이 좋았다"고 회상했다.
뉴캐슬에서 이정효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박승수였다. K리그2의 수원 삼성에서 성장한 박승수는 지난 21일 뉴캐슬 공식 채널을 통해 입단이 알려졌고, 팀K리그와 경기에서 뉴캐슬 비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이정효 감독은 "제가 계속 눈여겨봤던 선수다. 오늘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며 "그 선수(박승수)가 유럽 무대에 언제 진출할까 기대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벤치에서 뉴캐슬의 플레이를 본 소감에 대해서는 "상대보다 우리 선수들 플레이를 집중해서 봤다"며 "날씨나 기후 변화로 인해 뉴캐슬 선수들이 힘들어하는 모습도 일부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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