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지난해 KBO MVP 김도영(22)의 복귀가 코앞인데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득점권만 되면 작아지는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의 이야기다.
위즈덤은 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 홈경기에서 2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삼진을 기록했다. KIA는 투수진의 호투와 한준수의 결승타로 한화에 3-2 승리를 거뒀다.
올해 KIA에 합류한 위즈덤은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쏘아 올린 거포 우타자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 시즌 20홈런을 때려낸 파워만큼은 확실히 인정받았고, 한국 KBO리그에서도 79경기 동안 22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하지만 그 파워가 드문드문 발휘된다. 특히 득점권에서 잘 나오지 않는 것이 아쉽다. 위즈덤의 타율은 0.251(287타수 72안타)에 불과한데, 득점권에서는 0.212까지 떨어진다. 자연스레 타점도 54개로 홈런에 비하면 지나치게 적다.
중심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타자가 이러니 KIA도 답답하다. 1일 광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범호 KIA 감독은 "위즈덤이 아무래도 찬스에서 잘 안 풀리다 보니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리지 않기 위해 3구 안에 승부하려는 것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초반보다 타석에서 급해 보이기도 하고 좋은 타구를 날리려는 의욕이 앞선다. 본인이 쳐야 하는 공을 안 치고 어려운 공에 방망이가 따라 나가 치려 한다. 잘 안 맞더라도 조금 더 차분하게 본인 타이밍에 맞는 공을 선택해서 치면 더 낫지 않을까 싶은데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근 위즈덤이 클린업이 아닌 상위 타선에 배치되는 것도 그러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사령탑의 배려였다. 이범호 감독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치는 걸 선호하는 타자들이 있다. 주자가 있을 때 어려운 공이 많이 날아오고, 그런 부분을 신경 쓰는 것이 보인다. 그런 것만 아니라면 위즈덤도 충분히 능력은 있는 선수다. (김)도영이가 돌아오면 또 달라지겠지만, 찬스는 중심 타선에서 해결하고 위즈덤은 앞에서 만들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지금은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제 상위타선 붙박이로 활약할 김도영이 복귀한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7일 오른쪽 햄스트링 그레이드 2 진단을 받고 재활에 매진했던 김도영은 2일 1군으로 복귀한다. 김도영은 1일 목포과학기술대와 연습경기에서 3타수 1안타(2루타) 1타점을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당초 계획은 한일장신대와 연습 경기에 한 차례 더 출전하는 것이었으나, 혹시 모를 부상 위험을 이유로 콜업을 결정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김도영이 2일 한화전에 콜업돼 대타 출전을 할 수 있다. 목포과기대와 경기에서 몸 상태에 아무런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고, 대학팀과 평가전에서 몸에 맞는 공이나 부상이 있을 수 있어 1군으로 올리게 됐다. 김도영이 오면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상태를 다시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O의 대표적인 호타준족 김도영이 돌아오면 장타력 있는 위즈덤은 클린업으로 내려가주는 것이 KIA에는 최고의 시나리오다. 김도영은 올해도 두 번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27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그 짧은 기간에도 타율 0.330(100타수 33안타) 7홈런 26타점 19득점 3도루, 출루율 0.378 장타율 0.630으로 폭발적인 타격과 주루 센스를 보여줬다. 이런 김도영은 상위 타순에 배치해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서는 것이 KIA에 유리하다.
이범호 감독은 "위즈덤은 홈런 타자고 팀에도 가장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조금 빨리 페이스가 올라와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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