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33·토트넘)은 꽤 오래 전부터 이별을 결심했다. 이유가 아이러니하다. 유로파리그(UEL) 우승이 손흥민의 마음을 더욱 굳히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2일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진행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대비 사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토트넘과 결별을 공식화했다. 손흥민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던 것 같다. 올여름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2015년부터 활약한 토트넘과 '10년 인연'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손흥민의 계약기간은 내년 여름까지다. 그동안 손흥민의 미래를 두고 여러 얘기가 오갔다. 이적은 물론, 유럽챔피언스리그(UCL) 활약을 위해 남은 계약기간 1년 더 동행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왔다. 그러나 손흥민은 결국 이별을 택했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기로 마음먹은 건 두 달 전이었다. 영국 디애슬레틱은 "지난 6월,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후임으로서 토마스 프랭크 감독이 신임 사령탑으로 발표된 뒤 프랭크 감독은 손흥민을 포함한 고위관계자들과 얘기를 나눴다. 손흥민은 프랭크 감독에게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인 이유는 UEL 우승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 이적 후 단 한 번도 트로피를 들지 못했지만, 토트넘은 지난 시즌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UEL 우승을 차지했다. 손흥민의 오랜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손흥민도 훌훌 털어내고 이적을 생각할 수 있었다. 매체는 "손흥민은 새로운 도전을 할 때가 됐다고 느꼈다. UEL 우승 이후 기분 좋게 토트넘을 떠나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이날 손흥민 역시 "축구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면서도 "팀에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걸 바쳤다고 생각한다. 정말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함으로써 이룰 수 있는 거나 할 수 있는 걸 다했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차기 행선지는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LA) FC가 꼽힌다.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의 관심도 엄청나다. 하지만 손흥민은 미국 이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도 그간 손흥민의 활약을 인정, 최대한 손흥민이 원하는 곳으로 팀을 옮길 수 있게 돕기로 했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의 이적을 최대한 원활하게 처리하고자 한다. 높은 이적료를 요구하지 않고, 어떤 구단으로 갈지, 또 받는 금액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토트넘은 올 여름 임대신분이었던 '특급 유망주' 마티스 텔을 완전 영입했고, 측면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를 영입해 손흥민 이탈에 대한 공백을 메웠다. 프랑스 공격수 윌슨 오도베르도 있다. '한국축구의 미래' 양민혁도 예상을 뒤엎고 토트넘 1군 기회를 받을 수 있다. 프랭크 감독의 경우 어린 선수들을 잘 키우는 것으로 유명한 사령탑이다. 토트넘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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