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연이틀 장타를 터트리는 등 멀티히트로 펄펄 날았다.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와 호수비까지 곁들이며 홀로 좋은 활약을 해냈다. 그러나 팀의 완패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정후는 3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시티필드에서 펼쳐진 뉴욕 메츠와 2025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원정 경기에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3타수 2안타 1몸에 맞는 볼 1득점으로 활약했다.
이날 경기를 마친 이정후의 올 시즌 성적은 올 시즌 10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1(395타수 99안타) 6홈런 2루타 24개, 3루타 8개, 44타점 52득점, 37볼넷 46삼진, 7도루(2실패) 출루율 0.320, 장타율 0.397 OPS(출루율+장타율) 0.717이 됐다.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 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 윌리 아다메스(유격수), 맷 채프먼(3루수), 도미닉 스미스(1루수), 케이스 슈미트(2루수), 이정후(중견수), 앤드류 키즈너(포수), 그랜트 맥크레이(우익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대만의 우완 에이스 덩카이웨이였다. 지난해 4경기를 소화했던 덩카이웨이의 올 시즌 첫 등판이었다.
이에 맞서 메츠는 브랜든 니모(좌익수), 프란시스코 린도어(유격수), 후안 소토(우익수), 피트 알론소(1루수), 제프 맥닐(지명타자), 로니 마우리시오(3루수), 세드릭 멀린스(중견수), 프란시스코 알바레즈(포수), 브렛 베이티(2루수) 순으로 선발 타순을 짰다. 선발 투수는 일본의 우완 에이스 센가 고다이였다. 센가는 이 경기 전까지 올 시즌 7승 3패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 중이었다.
이정후는 팀이 0-3으로 끌려가던 2회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다. 센가가 던진 커브가 이정후의 다리 쪽을 때리고 말았다. 이정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1루로 걸어 나갔다. 올 시즌 이정후의 5번째 몸에 맞는 볼이었다. 이정후는 후속 타자의 볼넷과 병살타로 3루에 안착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이정후의 장타는 4회에 터졌다. 양 팀이 3-3으로 팽팽히 맞선 가운데, 선두타자로 타석에 선 이정후. 센가의 초구 바깥쪽 낮은 코스로 빠진 볼을 커트한 뒤 2구째 바깥쪽 볼을 그냥 지켜봤다. 이어 3구째 바깥쪽으로 꽉 차게 들어온 88.9마일(약 143.1km) 커터를 툭 밀어 쳐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타구로 연결했다. 이정후는 여유 있게 2루에 도착했다. 이정후가 연이틀 2루타를 터트린 순간. 아울러 올 시즌 그의 24번째 2루타였다.
계속해서 이정후는 1사 후 맥크레이의 우전 적시타 때 득점했다. 이정후의 센스가 빛났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워닝 트랙에 떨어지는 걸 확인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이정후. 3루를 밟은 뒤 잠시 주춤하던 그는 상대 중계진이 2루 쪽으로 던지는 걸 살짝 보고 나서 홈으로 파고들었다. 팀의 역전 득점을 올린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팀이 4-5로 뒤진 6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정후는 막 바뀐 상대 좌완 불펜 그레고리 소토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1-0에서 2구째 96.8마일(약 155.8km) 싱커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빠른 공이었지만, 이정후의 배트가 밀리지 않았다. 이정후가 일주일, 6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기록한 장면이었다. 올 시즌 23번째 멀티히트. 또 올 시즌 99번째 안타였다. 하지만 키즈너와 맥크레이가 연속 삼진으로 물러나며 득점은 기록하지 못했다.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4-11로 크게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상대 투수는 KBO 리그에서 자신의 천적으로 군림했던 브룩스 레일리. KBO 리그 시절 레일리 상대 이정후의 성적은 15타수 무안타. 이정후는 볼카운트 2-2에서 6구째 90.5마일(약 145.6km) 싱커를 제대로 잡아당겼으나, 아쉽게 호수비에 막히며 1루 땅볼이 되고 말았다. 타구 속도는 96.8마일(약 155.8km). 이정후는 1루를 향해 전력 질주를 펼쳤지만, 상대 1루수 피트 알론소가 슬라이딩 캐치를 해냈다. 이어 재차 1루 쪽으로 몸을 던진 뒤 미트로 베이스를 찍는 게 이정후가 베이스를 밟는 것보다 좀 더 빨랐다.
이정후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샌프란시스코가 4-7로 뒤진 6회말. 2사 1, 2루 위기. 4번 타자 알론소의 타구가 중견수 방면으로 향했다. 직선타였다. 이 공을 향해 이정후가 몇 걸음 옮긴 뒤 사뿐하게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하며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한편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마운드가 무너진 끝에 6-12로 완패했다. 선발 덩카이웨이가 3⅓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5자책)으로 초반을 버티지 못한 채 무너졌다. 센가 역시 4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4자책)으로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전날(2일) 6연패 탈출에 성공했으나, 이날 다시 패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55승 56패를 마크한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3위를 유지했다. 같은 지구 선두 LA 다저스와 승차는 9경기. 반면 메츠는 63승 48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내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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